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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경영이야기
재미있는 경영이야기
  • 김재호
  • 승인 2023.09.05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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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완 지음 | 292쪽 | 피앤씨미디어

바바라 터크만Barbara W. Tuchman은 「독선과 아집의 역사」에서 경영은 비과학적인 규율이라는 면에서 역사history와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만일 역사가 과학이라면 우리는 역사를 터득하고, 역사의 방식을 배울 수 있으며, 그 유형을 확립할 수 있고, 그리고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질문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즉, “인간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언제나, 그리고 끝까지 역사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모든 학문 중에 가장 매혹적이지만 비논리적이며 그래서 과학적인 체계화 방법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끊임없이 많은 변수에 좌우되는 인간행동의 기록인 것이다.

역사와 마찬가지로 경영은 보이지 않는 변수로 가득 찬 비과학 그 자체이다.”라고 역설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의 추구는 새로운 시작보다 더 어려운 요소를 갖는다. 더더욱 그 속에 인간이 존재할 때다.

<사기> 화식열전貨殖列傳에 상즉인商卽人이라 했다. 사업이란 결국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과학적 기법은 물리적 법칙에 지배되는 대상에 적용되지만, 경영기법은 인간을 대상으로 적용되며 그 결과의 성패는 개개인의 수행력에 달려 있다.

즉, 경영기법의 활용에 의한 성공여부는 이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사람을 잘 이해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기욕난량器欲難量이다. 사람의 기량은 넓어 헤아리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경영의 요체는 관계다. 관계의 요체는 인간이다. 

상商에는 상의商議나 상담商談처럼 ‘만나서 의논하다’는 뜻도 들게 되었다. 그래서 비즈니스를 만남의 경영이라 부른다. 성공은 사람을 통해 이루어진다. 기업경영에서의 만남이란 동력자 즉, 종업원과의 건강한 만남의 바탕 위에 공급자와의 만남, 고객과의 만남, 그리고 환경과의 만남이다. 작은 씨앗이 좋은 토양과 만나면 엄청난 새 생명의 창조력을 발휘한다.

남과 여의 바른 만남은 사랑을 만들어 내며, 인간과 신의 인격적 만남은 구원과 해탈을 낳는다. 기업과 소비자와의 아름다운 만남을 가지게 되면 거래관계를 낳아 서로에게 이익을 준다. 기업의 영원한 생존 비법은 만남의 지속성에 있다.

기업 활동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한 부가가치의 증식활동이며, 경영은 이의 효율적 운용이다. 관리는 경영활동의 정연화이다. 경영의 목표는 인간의 공동생활에 긍정적 영향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야 한다. 경영목표의 구체성은 이용후생利用厚生이다.

이용利用이란 장인匠人이 물건을 만들고 상인이 재물을 운반하는 것 등이고, 후생厚生이란 옷을 입도록 하고 먹을 것을 풍족하게 하여 떨지 않고 굶주리지 않도록 하는 것 등의 이름이다. 건강한 삶을 위한 창조적 파괴 활동인 것이다. 대학大學의 경문편에서 공자는 경영을 “공은 이룩됨을 구하고 힘을 적게 들여 많은 공을 이루어 내는 것”이라 하였다.  

인간의 성과에 좋은 인적 요소가 더하여지면 기업은 지속성을 갖게 된다. 비즈니스는 사람이 자본이라는 도구를 들고, 사람이 추진하고 결정하는, 그리고 사람들이 행동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사람과의 관계형성은 비즈니스의 출발이자 철학이 된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만남 속에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기업경영에 있어서 생산성 향상은 기업성과의 향상을 의미한다. 이 기업성과는 인적 요소와 물적 요소의 결합에 의하여 성립된다.

이 중에서 기업성과의 향상에 대한 인적 요소의 공헌을 ‘인간의 성과’라 한다. 이와 같은 인간의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능력과 동기부여의 두 요소이다. 먼저, 작업자의 능력은 지식과 기술의 상승으로써 측정된다. 다음으로 동기부여는 특정 환경 하에서 인간의 태도로써 나타난다. 그런데 동기부여와 능력은 다 같이 어떠한 활동에 있어서 인간의 성과를 결정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요약하여 표시할 수 있다.

인간의 성과 × 물적 요소 = 기업성과

동기부여에 의해 일어나는 열정은 E=MC²이다. E(enthusiasm)는 <열정>, M(mission)은 <임무>, 그리고 C(congratulation)는 <격려>다. 칭찬은 독창적인 시각으로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장점을 보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것은 바로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장점 안에서 자신의 안목을 확인하는 것이다. 칭찬은 손해 보는 것이 아니다. 칭찬을 받아들일 줄 아는 상대방을 만나면 그 세심함과 자상함에 감동을 주는 도구가 된다. 진심어린 칭찬은 다른 사람의 장점을 배우는 첩경이 된다. 긍정적인 마인드 컨트롤의 출발점이 칭찬이다. 인간의 성과는 격려 즉, 추임새로 극대화 된다.

경영은 기업조직의 효율적 운용이다. 기업은 경영학이라는 학문의 실질적 연구대상이고,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기본적 단위이며, 생산수단이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기초로 하고 영리목적을 추구하는 생산경영 조직체로써 생산주체를 의미한다. 

경영학은 경영에 관한 인식론이다. 경영지식이 주는 유용성의 폭에 대한 인식이 어려운 영역이 존재하며 대학교에서 대학의 여러 기능들을 둘러 본 후 대학은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 범주오류를 범할 영역이 존재하는 학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경영의사결정은 행동시스템에 기반을 둔 학제적 접근을 해야 한다. 감성적이 아닌 이성적 접근을 통한 경영관리를 추구해야 하지만 감성훈련도 충분히 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경영학은 경영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사회과학으로 과학science과 기예art의 양면성을 지니며 이론과 실천적 응용을 포괄하는 의사결정론으로 볼 수 있다. 기업경영 변화의 체계적 정리를 우리는 경영의 과학성이라 하고, 상황적합적 의사결정 영역의 중요성을 기예의 영역이라 부르며, 그리고 경영을 과학과 기예를 포괄하는 실천학문이라 부른다. 경영능력이란 경영에 관한 지식을 상황적합적 지혜로 바꾸는 능력이다.

경영에 관한 과학은 그 성격상 환경의 적응을 위한 이론과 기법을 상황에 따라 달리 하고 있는 유동적인 학문이기도 하다. 부단한 변화를 추구하는 경영의 속성이 있다.

그러나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 요구 될 때가 있다. 그래서 경영학을 실천과학인 동시에 경험과학이라 부른다. 그러나 학문하는 사람들은 기술주의와 인간주의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각을 유지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할 것이다.

이처럼 경영학을 실천과학인 동시에 경험과학이라 부르는 것은 경영에 있어서 경험적 실천이 없이는 합리적 인식이 없다는 사고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경영학business administration = 과학science + 기예art]. 골프 장비를 보자.

골프도구를 만드는 기술자들은 최고의 비거리를 위하여 모든 기술을 동원하여 골프도구를 생산해 낸다. 그러나 이 도구를 아무나 휘두른다고 해서 공을 의도하는 방향으로 날려 보낼 순 없다. 춤의 스텝을 완벽하게 외워도 춤을 출수 없는 것과 같다. 실천적 기예를 가져야 한다. 

조선 후기 문인 이덕무는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라는 책에서 ‘삶의 근본 이치는 옛날과 지금이 다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을 담는 그릇은 시대마다 같지가 않다’라는 의미의 글을 남겼다. 여기서 우리에게 경영의 과학성과 상황적합적 의사결정 영역인 기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나게 한다. 

사마천 <사기>에 대도 도적이 졸개도적에게 가르치는 도적의 5도道가 있다. 그 중 1도道를 <성聖>이라 하여 집안에 간직한 재물을 밖에서 추측할 수 있는 능력이라 하였고, 2도道를 <용勇>이라 하여 선두에 서서 남의 집에 들어가는 것이라 했다.

3도道를 <의義>라 하여 나중에 나오는 것을 말하며, 4도道를 <지知>라 하여 성공 확률을 가늠하는 것이라 했으며, 그리고 맨 나중의 도 즉, 5도道를 <인仁>이라 하여 훔친 재물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라 했다. 성공하는 도적에 있어도 이와 같은 어려운 도道가 있음을 볼 때 하물며 성공하는 기업인의 상도常道를 학습하고 연구하여 숙지하지 않아도 될까?...

한 번은 순간이고, 두 번은 우연이다. 그러나 세 번째부터는 패턴이다. 계속해서 막히고 안 될 때는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만물은 유전한다. 무상이다. 통찰력을 갖추고 있다면 불규칙하게 보이는 변화 속에서도 패턴을 찾을 수 있다.

패턴을 안다는 것은 변화에 주의 한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집을 그려보라고 하면 지붕부터 그린다. 그러나 경영자의 집 그림은 지붕부터 그리는 순서와는 반대로 그려야 한다. 먼저, 주춧돌을 그린 다음 기둥-도리-들보-서까래-지붕의 순서로 그려야 한다. 

높이뛰기를 할 때 맨손으로 뛰어오르면 몇 메타를 뛰어오르지 못한다. 그러나 긴 장대 하나를 손에 쥐어 주면 몇 배의 높이를 뛸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경영이다.

본서를 통하여 기업의 유지·성장과 경쟁의 역동적 원리를 이해하여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찰랑거리는 파도의 표면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으면서 정체되어 썩지 아니하여 생명력을 영존시켜 가는 깊은 바다의 안목 즉, 원리에 깊은 뿌리를 두고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 관리의 기본원리를 이해하게 되기를 바라는데 있다. 비 오는 날에도 가려진 뒤편에 태양은 있다. 그것은 늘 거기에 존재한다. 기본을 관리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본서는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하였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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