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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하는 민주주의
혐오하는 민주주의
  • 김재호
  • 승인 2023.09.05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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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지음 | 후마니타스 | 324쪽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이 당원 없는 정당을 걱정하는 동안, 한국에서는 전 국민의 20퍼센트, 1천만 명이 넘는 사람이 정당에 가입하고, 의원 1인당 미국의 21배, 프랑스의 49배, 영국의 172배, 독일의 37배, 일본의 49배 많은 법안을 통과/반영/성립시키고 있다.

당원 및 법안의 폭증과 정치 실종이 공존하는 한국 정치의 역설은 어떻게 가능한가. 이 책은 ‘팬덤 정치’라는 창문으로 바라본 현재 한국 민주주의의 입체적 모습이다. 팬덤 정치란 무엇인가, 행위자는 누구이며, 어떻게 등장했으며,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화 이후 권위주의로의 퇴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절차적 의미의 공고화를 거친 뒤 민주주의의 내용을 채워야 하는 단계에서 길을 잃은 한국 민주주의의 문제를 만나게 된다.

“팬덤 정치는 민주주의를 벗어난 현상도 아니고, 민주주의에서 있을 수 없는 현상도 아니다. 오히려 민주주의이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것이 팬덤 정치다.

팬덤 정치를 민주주의적 현상으로 이해하면, 그래서 우리가 그것을 편의상 ‘팬덤 민주주의’라고 이름 붙인다면, 문제의 핵심은 그것이 ‘혐오로 작동하는 민주주의’라는 점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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