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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고 스스로 치유되는 고분자 설계법 개발
강하고 스스로 치유되는 고분자 설계법 개발
  • 김재호
  • 승인 2023.09.05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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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형 카이스트 교수 연구팀

강지형 카이스트 교수(신소재공학과) 연구팀이 새로운 자가치유 탄성 고분자 소재 설계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탄성 고분자 소재의 기계적 물성과 자가 치유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28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강 교수 연구팀은 금속 이온과 유기 리간드(배위 착화합물을 형성하는 분자나 이온)를 포함한 고분자 사이의 결합에 음이온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분석법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이로써 고분자 소재가 외부 힘에 얼마나 견디는지에 대한 응력 완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지는 두 음이온을 의도적으로 섞어 기존 소재 대비 강성이 세 배 이상 향상하는 동시에 자가 치유 효율성도 동반 향상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왼쪽부터 강지형 카이스트 교수(신소재공학과)와 같은 학과의 박현창 박사이다. 사진=카이스트

웨어러블 전자 소자, 소프트 로보틱스 등 차세대 전자 디바이스에는 오랜 시간 손상되지 않으며 구동하기 위해서는 단단하고 잘 늘어나면서도 스스로 치유되는 성질을 가지는 탄성 고분자 소재의 개발이 필요하다. 

자가 치유 고분자는 고분자 사슬의 움직임이 많고 에너지 분산에 효율적인 결합이 사용될 경우에 자가 치유 특성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성질은 고분자 소재를 기계적으로 약하게 만들게 돼 강하며 스스로 치유되는 특성을 동시에 가지는 재료의 개발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다른 성질을 나타내는 다섯 가지 음이온을 선별했다. 배위에 참여하는 음이온, 배위에 참여하지 않는 음이온, 둘 이상의 배위 방식을 가지는 음이온 등 총 세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특히 연구팀은 음이온이 거시적 고분자 물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배위에 참여하는 음이온은 고분자의 탄성률을 높이지만 소재가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게 하는 연신율을 감소시키는 반면 배위에 참여하지 않는 음이온은 낮은 탄성률과 높은 연신율을 부여한다. 둘 이상의 배위 방식을 가지는 음이온은 응력 완화 메커니즘의 다양화를 이끌어 높은 탄성률과 상대적으로 높은 연신율을 부여한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다중 배위 방식을 가지는 음이온과 배위에 참여하지 않는 음이온을 혼합했을 때 두 음이온이 가지는 시너지로 인해 단독 음이온 시스템에 비해 더 높은 탄성률, 높은 연신율, 높은 자가 치유 효율성이 나타나는 것을 밝혔다.

이번 연구를 이끈 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양날의 검과 같은 관계를 갖는 탄성 고분자 소재의 기계적 성질과 자가 치유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새로운 전략을 개발했다는 것에서 큰 의의가 있다”라며 “잘 찢어지지 않는 자가 치유 연성 고분자의 설계 및 합성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차세대 소재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창 카이스트 박사(신소재공학과)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8월 19일자에 게재됐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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