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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정치철학
칸트의 정치철학
  • 김재호
  • 승인 2023.08.15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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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지음 |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320쪽

이 책 『칸트의 정치철학』은 칸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지평을 여는 동시에 아렌트 사상의 최종 정점인 ‘정치 판단론’을 담은 책이다. 사실 ‘칸트의 정치철학’이라는 말은 엄밀히 따져 성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칸트는 살아생전 정치철학에 관한 저술을 남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칸트는 마지막 비판서 『판단력 비판』에서 미적 인간을 탐구한다. 개별자들 속의 아름다움을 판단하고 공유하는 과정 속에서의 인간은 앞선 두 비판서에서 다루었던 지성적·인지적·도덕적 존재가 아니다. 철저히 현실적인 조건 아래 사유하는 인간 존재라는 바로 이 지점에서 아렌트는 칸트의 정치철학을 발견해낸다.

정치 판단론이 아렌트 사상의 최종 정점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최초의 주저인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보인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이 이 이론을 통해 가장 결정적인 형태로 응답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렌트가 평생 거쳐온 사유의 과정 끝에 담긴 결론의 씨앗이 이 책 『칸트의 정치철학』에 담겨 있다.

약 20년 만에 복간 작업을 진행하면서 아렌트의 텍스트를 모두 강의 투로 바꾸고 각 강의에 소제목을 달았으며, 강의 중에 인용한 부분을 확실하게 구분해서 마치 실제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편집을 적용했다. 더불어 관련된 텍스트를 한데 모은 이 책은 아렌트의 생생한 강의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구성을 갖췄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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