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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증의 가면과 정신의 허구
논증의 가면과 정신의 허구
  • 김재호
  • 승인 2023.08.09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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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창수 지음 | 440쪽 | 푸른사상사

한국 현대시조 문학사의 흐름과 서정적 미학

시조는 시대의 산물이자 메시지의 형식이며 상황에 대한 담화로서, 유한한 시대를 사는 시인은 그 시대상을 시조로 반영한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시조라는 그릇에 담아내어 시대인들의 정신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이 시대의 문학과 서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소통해야 하는지 이 책에서 톺아본다.

진정한 작품의 생명체가 논증적인 비평의 수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노창수 교수의 문학론은 시대의 담 안에 꽃피어 우리의 정신을 일깨우는 시조를 감상하는 기쁨을 일깨워준다.

『나래시조』에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게재한 평설들을 한 권으로 모은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는 현대 시인들이 발표한 시조를 살펴보며 작품을 분석하는 논증의 가면 그리고 시대정신의 허구, 대상과 진술 간의 등식 관계 등을 논의한다. 나아가 단단한 구조의 시조 작품, 그리고 체계화된 시조문학사 구축을 위한 방편을 짚어본다.

2부에서는 시의 재미와 구성에 관한 논의, 소네트의 미학을 통한 시조의 깊이 등을 고찰했다.

3부에서는 자동기술의 세계, 생명의 존엄성 등을 노래한 작품을 살펴보았다.

제4부는 한국 신진 시조시인 작품의 경향성과 시조문학사의 위상, 현대시조에 나타난 남도의 풍미과 기질에 대해 분석했다.

오늘날 시조가 소외당하고 있다지만, 현대시조는 다양한 형태를 취하면서 시조의 흐름은 보다 융성해지고 그 깊이도 심화되고 있다. 여러 시조 문예지와 시조집 발간이 활황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이 책의 저자는 ‘시조의 중흥시대’로 보고 있다. 현대시조 문학사의 흐름을 짚어본 이 책은 장르의 저변을 확장하고 현대시조 연구에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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