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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트래블쿠스의 지리답사기
호모트래블쿠스의 지리답사기
  • 김재호
  • 승인 2023.08.08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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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외 3인 지음 | 푸른길 | 504쪽

여행하는 인간 호모트래블쿠스,
실질적인 답사와 여행의 경험을 통해 다채로운 주제와 시각을 담다

여행은 거의 모든 이의 꿈이고, 많은 이의 경험이다. 방식도 다양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계획을 세우고 떠나는 계획적인 여행, 갑자기 툭 하고 떠나는 즉흥적인 여행, 맹목적 휴식을 위한 휴양, 일 년, 한 달 살기 같은 체류도 여행이 된 지 오래다. 『호모트래블쿠스의 지리답사기』는 여타의 흔한 여행기와는 달리 지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여행책이다.

저자 모두가 ‘지리학’을 전공했다는 점에서 나름의 전문성과 차별성을 지녔다. 교수이자 지리학 박사인 대표 저자를 비롯해 한창 지리학이라는 학문의 세계에 빠져들어 집중 탐구 중인 지리학 석사와 대학원생, 지리학을 탑재해 발로 뛰는 유학파 기자의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다. 이들은 ‘호모트래블쿠스’라는 용어도 직접 만들어 자신들을 정의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지역은 전 세계를 아우른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동네들을 하나의 주제로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장별로 보여 준다.

첫 번째 장, ‘낭만이 세상을 만든다! 도시를 뒤덮은 예술의 발자취’에서는 미국의 시카고, 프랑스의 바스-노르망디, 영국의 에든버러,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등 낭만을 테마로 각 지역의 역사와 문학, 음악, 미술, 건축, 경관 등을 살펴본다.

두 번째 장,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도시도 그렇다!’에는 미국의 텍사스, 경기도의 파주, 일본의 도쿄,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의 도시를 차별화된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정말 자세히 들여다보아야만 알 수 있는 새롭고도 재미난 주제로 해당 도시의 향과 맛, 그리고 문화를 찾아냈다. 이 장에서 이야기하는 음식, 인형, 골목길 도시재생, 빈부격차, 그라피티 등의 주제는 해당 지역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세 번째 장, ‘아름다움의 이면에 숨겨진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 속으로’에서는 먼저 서울과 경기도 수원에서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역사적 상황이 반영된 공간들을 살펴보고, 좀 더 범위를 넓혀 중국 상하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애국적 역사와 활약상을 돌아보았다.

네 번째 장, ‘당신의 이야기? 아니! 우리의 이야기!’에서는 프랑스 망통, 강원도 철원, 경기도 연천,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 등에서 이루어지는 세계적인 축제와 즐길 거리를 소개하고 지역과 축제의 관련성을 설명해 준다.

마지막 장, ‘지속 가능한 우리의 보금자리를 위한 작은 제안’에서는 충남 서천, 일본의 홋카이도, 말레이시아 랑카위, 독일의 뮌스터 등을 통해 이들 도시가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알아본다.

『호모트래블쿠스의 지리답사기』는 꿀팁이라 할 만한 여행 정보를 주거나 여행의 즐거움을 예찬하는 책도, 그렇다고 지역에서의 다양한 현상을 이론적으로 바라보는 무거운 책도 아니다.

답사가 특기인 지리 관련자들이 길 위에서 다양한 삶과 마주치고 오래된 건물과 대화하는, 실질적인 답사와 여행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시각과 정보를 자연스럽게 지리적 지식으로 이어 가는 책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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