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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연인
도망치는 연인
  • 김재호
  • 승인 2023.08.08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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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지음 | 창비 | 196쪽

“예전의 나를 버리고 싶었어. 운명을 바꾸고 싶었던 거야.”
휘몰아치는 서사, 정제된 호흡, 감각적인 문장! 이승은 첫 장편소설
고강도 서스펜스와 애달픈 서정의 절묘한 화합

첫 소설집 『오늘 밤에 어울리는』(창비 2019)에서 “세련되고도 정제된 방식의 개성적인 울림”을 지닌 작품들로 “타인이 되어보는 연습으로서의 독서가 아니라 타인이 될 수 없음을 절감하는 독서”(양경언) 경험이라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던 작가 이승은이 첫 장편소설 『도망치는 연인』을 펴냈다.

간결한 문장을 통해 우리 시대 청년들이 마주하는 핍진한 현실을 스릴러와 로맨스를 오가는 강렬한 서사로 형상화한다. 나아가 치밀하게 설계된 플롯 속에 다양한 인간관계를 엮음으로써 타인을 완벽히 이해하는 일의 불가능성, 그럼에도 가능한 완벽한 사랑의 역설을 탐색해간다.

작품에서 가난한 젊은 연인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과 이들의 선택은 혹독한 시련과 정서적 불안을 야기한다. 소설가 김미월은 이 흐름을 “무심하게 이어지는 문장들 끝에 어느샌가 범죄 스릴러의 강렬한 긴장감이 조성되어 있고, 독자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새도 없이 불쑥 연애 소설의 애틋한 서정이 끼어”(추천사)든다고 표현한다.

이 맹렬하고도 신묘한 이야기는 어째서 누군가에게는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도망’이 될 수밖에 없는지, 해답을 알 수 없는 생의 역경 속에서 고뇌하는 모든 이들에게 애달픈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누군가를 헤아리지 못하는 답답함과 전해지지 않는 진심, 가중되는 오해로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차분한 조언과 사려 깊은 위로로 읽힐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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