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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대학원생 생존일지
문과 대학원생 생존일지
  • 김재호
  • 승인 2023.08.08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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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외 17인 지음|김동일·서울대 교육학과 BK21 혁신과 공존의 교육연구사업단 편저|학지사|288쪽

앎과 삶을 위해 버티며 분투하는
문과 대학원생들의 현재진행형 생존일지

대학생들이 죄를 지었을 때 가는 곳이 대학원이라는 웃을 수 없는 농담이 있다. 대학교 졸업 후 한 번 더 선택한 학문의 길이 녹록지 않다는 그 이면을 느낄 수 있는 자조적인 표현이다. 실제로 대학원 진학 후 연구자가 되는 것은 공연이 시작하기 전 휴대폰을 매너모드로 전환하는 것처럼 일반인에서 연구자 모드(mode)로 전환이 필요한 일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연구자 모드는 삶에서의 어떤 것들보다 연구를 가장 우선순위로 두며, 일상에서도 계속 연구 주제를 찾는 모습이다. 운동선수가 이른 새벽에 일어나 온종일 훈련하며 심지어 식단까지도 철저하게 관리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대화조차 주변의 연구자들과 함께 나누며 연구에 관련해야 하고, 연구 자료를 위해선 홍길동처럼 백방으로 다닐 수 있는 에너지까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연구의 길을 지나고 있는 대학원생들도 일상과 경제 활동, 사랑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인간이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으로서 졸업 후 취업한 친구들과의 괴리로 괴로워할 수 있으며, 한 분야를 파고들어 연구해야 하는 특성상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게다가 도서관 혹은 연구실이라는 반복적인 삶의 패턴은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도 좋은 연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호기심, 창의성, 논리성 등의 다양한 자질과 더불어 고행의 길을 버텨낼 수 있는 지구력이 가장 확실하게 필요하다. 매일 주어진 시간과 공간 속에서 분투하며 버텨내는 의지가 중요한 것이다.

인고의 시간을 버티고 있는 문과 박사과정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과 대학원생 생존일지 : 나의 앎과 삶은 진행형』을 출간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연구자이자 학자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부터, 인간관계, 사랑과 연애까지 다양한 고민들이 솔직하게 전해지며, 이들은 모두 거시적인 앎과 삶을 위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책은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는 학부생에게 미리 대학원생의 삶의 고민, 앎의 즐거움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서로를 다독이며 연구하고 있는 대학원생에겐 공감할 수 있는 전우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며, 이미 그 길을 지나온 학자들에게도 치열한 지난날을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이야기로 전해질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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