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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음식 이야기
개성음식 이야기
  • 김재호
  • 승인 2023.07.18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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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숙자 지음 | 288쪽 | 백산출판사

계승해야 할 중요한 문화유산

한국의 전통음식은 대부분 조선시대의 식문화에 근간을 두고 있지만, 조선의 식문화란 고려시대 개성의 식문화가 한양으로 이어지면서 형성된 것이니, 개성의 식문화는 결국 우리 민족 고유의 식문화라는 점에서 계승해야 할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현재 개성 출신 1세대 실향민은 이미 대부분 고인이 되셨거나 현존해 계신 분들도 모두 고령이시다. 따라서 이 책은 더 늦기 전에 개성의 음식문화를 전승 가능한 형태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윤숙자 교수도 세 살 때 한국전쟁으로 피난 온 개성 출신 실향민이다. 윤 교수는 전통음식 전문가로서 남북한을 아우르는 우리나라 전통음식의 양대 축을 잇고자 하는 꿈을 이루고자, 틈날 때마다 미수복경기도민회와 개성시민회를 찾아가 개성이 고향이신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개성 식문화 이야기를 전해들으며 개성음식에 대한 연구자료를 축적했다.

이 책의 본문은 개성의 사계절 제철 재료로 만든 요리를 소개한다. 해당 음식에 관련된 개성 사람들의 이야기와 레시피, 고조리서에 나온 기록을 차례대로 음미할 수 있다.

개성의 장땡이를 모르는 손님이 개성의 밥상에서 장땡이를 보고 고깃덩어리인 줄 알고 욕심스레 한입 가득 물었다가 너무 짜서 혼쭐난 이야기, 부엌에서 어머니가 어린 딸에게 ‘뱅어는 작으니까 잠깐 끓여야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다’며 자연스럽게 건넨 대화를 할머니가 될 때까지 평생의 조리법으로 삼은 딸의 이야기……. 『개성음식 이야기』는 그야말로 ‘개성 사람들의 삶 이야기’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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