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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2개 대학, QS 세계대학평가 불참 선언
전국 52개 대학, QS 세계대학평가 불참 선언
  • 신다인
  • 승인 2023.07.0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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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S랭킹, 비영어권 국가에 불합리한 기준”

고려대‧연세대‧서울대 등 전국 52개 대학이 영국 QS 세계대학평가(이하 QS랭킹)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25일 전국 52개 대학은 QS 랭킹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는 QS 랭킹이 무효라고 선언하며, 향후 한국대학들은 데이터를 내지 않고 QS 월드 랭킹 평가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번 선언은 한국대학랭킹포럼과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가 준비했다.

한국 대학이 대규모로 연합해서 QS 세계대학평가에 불참 선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대학은  이번 평가에 새로 도입된 △국제 연구 네트워크(IRN) △취업률(Employment Outcome)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지표가 불합리하고 논리적 모순이 있다는 입장이다. 

52개 대학이 가장 심각하게 문제 삼은 지수는 다른 해외 대학과의 연구협력 관계를 평가하는 ‘국제 연구 네트워크’다. 이 지수는 ‘연구협력 국가의 수’를 ‘공동연구 협력기관이나 대학의 수’로 나눠서 산출한다. “양질의 국제적 공동연구가 가능한 국가의 수가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이후부터는 분모인 공동연구 협력 기관이나 대학의 수를 줄여야만 점수가 올라가는 기이한 공식”이라는 것이다.

취업률(Employment Outcome) 지표도 영어권 국가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포브스지‧타임지 등과 같은 유명 영미권 언론에 대학 동문이 일하고 있으면 가점을 주는 등 비영어권 대학에 불리한 방식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성도 정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적으로 적용돼 점수가 일관성을 알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QS ‘2023 세계대학평가’에서 한국대학 43개 중 31개 대학이 지난해에 비해 순위가 떨어졌다. 19개 대학은 순위가 100위 넘게 하락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QS 세계대학평가에서 43개 한국 대학 가운데 31개 대학이 지난해에 비해 순위가 떨어졌다. 특히 중간 그룹 대학들이 100위 넘게 순위가 하락했다. 특히, 중앙대(-102위), 이화여대(-152위), 한국외대(-165위), 동국대(-190위) 등 100위 넘게 떨어지는 등 하락폭이 컸다.

포스텍, 중앙대, 이화여대, 서강대, 아주대 등은 국제 연구 네트워크(IRN)에서 1점대(100점 만점)의 점수를 받았다. 한국대학랭킹포럼은 QS랭킹이 기준을 갑자기 대폭 바꾸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바뀐 기준의 불합리성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특정 대학의 하락보다는 한국 대학 전체 랭킹의 큰 폭의 하락은 매우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새로운 방법론이 충분한 예고 없이 적용돼 기존 방법론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한국 대학에 큰 타격을 줬다”고 입장을 밝혔다. 포럼 관계자는 “IRN의 논리적 모순으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포스텍, 중앙대, 이화여대, 서강대, 아주대 등은 국제 연구 네트워크(IRN)에서 1점대(100점 만점)의 점수를 받았다. 이번 52개 대학 선언에 참여한 한국대학랭킹포럼 관계자는 “중간 그룹 대학들이 100~200위씩 떨어졌다”며 “한국대학들이 1년 사이 실제로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 도입된 평가 지표의 문제로 순위가 떨어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52개 대학은 “그동안 QS랭킹이 상업적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에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했다. 대학들은 QS가 랭킹이 떨어지면 컨설팅을 권유하거나 광고비 집행을 요구하는 등 QS 랭킹을 자신들의 상업적으로 이익을 위해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QS 세계대학평가는 영국 대학평가기관인 ‘쿼커렐리 시먼즈(Quacquarelli Symonds)’에서 매년 발표하는 전 세계 대학 순위로, 1994년부터 시작됐다. 올해 평가에는 1천500여개의 대학이 포함됐다.

QS랭킹은 대학 운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QS랭킹은 해외 대학과 교류할 때 사용하는 지표로, 랭킹이 비슷한 대학끼리 MOU를 체결하거나 자매결연을 맺는다. 또 외국인 학생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것이 QS랭킹이다.

QS랭킹 불참 선언 52개 대학은 다음과 같다. 가천대, 가톨릭관동대, 가톨릭대, 강남대, 강서대, 건국대, 경기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국민대, 단국대, 대진대, 동국대, 방송통신대, 부경대, 삼육대, 서강대, 서경대, 서울과기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서울신학대, 서울여대, 성결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세종대, 숙명여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 영산대, 울산대, 을지대, 이화여대, 인천대, 인하대, 중앙대, 총신대, 카이스트, 포스텍, 한국공학대, 한국외대, 한국체대, 한국항공대, 한라대,  한림대,  한신대, 한양대, 홍익대.

신다인 기자  shi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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