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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놓친 역사, 공간으로 읽는다
시간이 놓친 역사, 공간으로 읽는다
  • 김재호
  • 승인 2023.06.27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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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규 지음 | 푸른역사 | 184쪽

공간, 역사를 담다
시간의 역사학에서 공간의 역사학으로

공간으로 역사 읽기

최근 공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인류의 역사가 시간과 공간을 두 축으로 삼아 전개되어왔음을 감안하면, 인류가 공간을 무대로 삶을 꾸리고 역사를 일구어왔음을 생각하면, 이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근대 역사학에서 공간은 상당히 오랫동안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 심지어 ‘지리결정론’이라 하여 역사 연구에서 ‘지리’나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터부시하기도 했다. 근대사회로의 전환과 더불어 형성된 시간 우위의 역사관 때문이다.

인류의 어떠한 행위도 공간을 떠나 이루어질 수 없다. 인류는 공간을 무대로 삼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역사를 전개했다. “환웅이 자주 천하에 뜻을 두었다”라고 시작하는 고조선의 단군신화, “고조선 유민들이 산골짜기에 흩어져 6촌을 이루었다”로 시작하는 신라의 건국설화를 보라.

둘 다 ‘천하’나 ‘산골짜기’라는 공간, 즉 고조선이나 신라 사람들이 삶을 일구며 나라를 세웠던 터전을 언급하고 있다. 가장 먼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부터 묘사한 것이다. 이런 점을 보더라도 공간이 역사 연구의 가장 중요한 대상 가운데 하나임은 자명하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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