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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은유, 모든 건 은유로 바뀔 것”...‘북클럽 은유’ 3부작
“세상은 은유, 모든 건 은유로 바뀔 것”...‘북클럽 은유’ 3부작
  • 김재호
  • 승인 2023.06.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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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규·김유림 지음 | 천년의상상 | 각 권 260~360쪽

설득과 창의의 원천, 은유의 세계를 탐험한 ‘북클럽 은유’ 시리즈(전 3권)가 완간되었다. 

시리즈 1권 『은유란 무엇인가』가 은유적 사고 패턴의 기본 원리와 이를 훈련하는 방법을 소개한 ‘북클럽 은유’의 총론이자, 은유 학습의 ‘씨앗’이라면, 2권은 창작자 관점에서 은유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모색한 각론이자, 은유적 사고력의 ‘줄기’에 해당한다. 마지막 3권은 여러 학문 분야를 비롯해 정치에서 은유가 어떻게 세상을 실제로 바꿔 왔는지를 탐구했다. 

‘북클럽 은유’ 3부작 중 은유의 적용 범위가 가장 광범위하고, 현실 변화에 실천적이라 ‘열매’라 이름 붙였다. ‘은유사용설명서’라는 이 책의 목적에 맞게 독자들의 은유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 주고자, ‘북클럽 은유 세트’ 구매자에게 증정하는 ‘은유 워크북’을 한정판으로 제작했다. 

그간 은유는 수사법의 하나로만 여겨져 왔다. 아름답게 내 표현을 치장하는 수단 정도로 알고들 있는 것이다. 물론 독자들 잘못은 아니다. 국어 시간에도 그것만 배워왔고, 시중에 나와 있는 은유 관련서들도 창의의 원천인 은유의 원리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은유의 진짜 힘은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이것이 ‘북클럽 은유’가 쓰인 이유다.

‘북클럽 은유’에는 은유가 창의의 원천이라는 흥미로운 사례들이 숱하게 등장하는데 그중 하나만 예로 들어보자.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역사극 《루크리스의 능욕》에는 “시간은 민첩하고 교활한 파발마”(925행)라는 표현이 있다. 파발마(擺撥馬)는 급히 소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타던 말을 가리킨다. 이 은유에도 원관념인 ‘시간’과 보조관념인 ‘파발마’ 사이에는 ‘빠르다’라는 강한 유사성이 들어 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보조관념인 ‘파발마’에는 원관념인 시간에는 전혀 낯선 ‘소식을 전하다’, ‘소문을 퍼뜨리다’라는 비유사성이 함께 들어 있다. 원관념인 시간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생각이다. 이 높은 비유사성 때문에 셰익스피어의 은유가 ‘시간은 민첩하고 교활하게 소문을 퍼뜨린다’라는 매우 새롭고 신선한 의미를 창조해냈다.”

은유가 새로운 생각을 펼쳐내는 영역은 문학만이 아니다. 2, 3권 목차만 봐도 확연하게 드러나듯, 우리가 일상에서 늘 접하는 광고, 그림, 건축물, 지하철노선도부터 인문학, 사회학, 정치 그리고 은유와 가장 멀리 있을 거 같은 과학까지도 은유적 사고력이 깊숙이 깔려 있고, ‘천재’라 불리는 사상가, 예술가들은 이를 활용해 새로운 생각들을 쏟아낼 수 있었다. 

한 마디로 ‘북클럽 은유’는 은유의 모든 것이다. 은유가 만들어온 세상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이자, 은유가 만들어갈 모든 새로운 것을 위한 희망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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