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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와 차고 세일
파도와 차고 세일
  • 김재호
  • 승인 2023.06.20 2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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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빈 외 4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448쪽

동시대 영상 미술의 최전선,
임흥순과 오메르 파스트의 예술 세계를 탐구하다

임흥순과 오메르 파스트는 동시대 미술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영상 설치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이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파도와 차고 세일―임흥순과 오메르 파스트의 예술 세계』는 이들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조망하는 한편, 이 두 예술가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건으로부터 역사, 기억, 상흔과 같이 삶을 관통하는 인류 보편의 주제를 서로 다른 형식으로 풀어내는 것을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이 책의 기획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대표적인 연례 전시인 ‘타이틀 매치 임흥순 vs. 오메르 파스트 《컷!》’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임흥순과 오메르 파스트의 만남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들 작품이 그려내는 세계의 모습으로, 이 두 예술가는 다양한 주제를 서로 다른 언어와 문법으로 풀어낸다. 이들의 화면은 때로 너무 이질적이어서 경쟁이나 비교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선택한 개별 주제는 구체성과 지역성에도 불구하고, 세계와 존재를 구성하는 구조적 힘을 드러낸다는 유사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5·18 민주화운동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배경으로 한 각각의 작품은 전쟁과 테러, 역사와 국가, 초월적 존재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는 불가항력의 거대한 힘 앞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사유한다.

이 책에는 두 작가의 신작 [파도](임흥순, 2022)와 [차고 세일](오메르 파스트, 2022)을 포함하여 전시 출품작 열세 점에 대한 작품 해설이 실렸으며, 네 명의 평론가(곽영빈·김지훈·남수영·이나라)와 한 명의 소설가(톰 매카시)의 평론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두 예술가의 예술 세계를 탐구한다.

열세 점의 작품들은 임흥순과 오메르 파스트가 창조하는 세계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는 최근작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두 예술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가 되는 것을 넘어서, 작품을 둘러싼 담론과 매체 연구의 심화된 논의가 일어나는 장이 될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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