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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해빙 소멸 D-10년, 카운트다운 시작됐다
북극 해빙 소멸 D-10년, 카운트다운 시작됐다
  • 김재호
  • 승인 2023.06.16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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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민승기 교수·김연희 연구교수 공동연구

국내 연구진이 북극 해빙의 소멸을 예측했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그 원인이다. 포스텍은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김연희 연구교수 연구팀, 캐나다 환경기후변화청, 독일 함부르크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과 상관없이 2030∼2050년대에 북극에 있는 해빙이 소멸될 수 있음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포스텍 환경공학부의 민승기 교수, 김연희 연구교수이다. 사진=포스텍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2030년대에 북극 해빙이 소멸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더라도 2050년대에는 해빙이 모두 사라진다. 이는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평가보고서에서 해빙 소멸 시기로 예상한 2040년대보다 10년이나 더 빠른 예측이다. 해빙은 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이다.

‘지구 온난화’라는 단어는 1988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기후과학자가 처음 사용하면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여 북극에 있는 해빙의 면적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북극 해빙 감소는 북극의 온난화를 더욱 가속화시켜 중위도 지역에서 이상기후가 발생하는 빈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구팀은 북극 해빙의 소멸 시기를 예측하기 위해 먼저 1979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41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다중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와 세 가지 위성 관측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북극 해빙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인위적인 온실가스의 증가’로 확인됐다. 인간의 화석 연료 연소와 산림 벌채로 인해 방출된 온실가스가 지난 41년간의 북극 해빙 감소를 일으킨 반면, 에어로졸과 태양, 화산활동이 북극 해빙의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 부유하고 있는 작은 입자를 뜻한다. 또한 월별 분석을 통해 해빙의 면적이 가장 작은 시기는 9월이지만 늘어난 온실가스가 계절과 시기에 상관없이 북극 해빙 감소에 기여하고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더불어, 기존 IPCC 예측에 활용된 기후 모델들이 해빙 감소 추세를 전반적으로 과소평가했다는 사실도 확인했고, 이를 이용해 미래 예측 시뮬레이션 값을 보정했다. 그 결과 미래 해빙 감소의 속도가 모든 시나리오에서 빨라졌으며,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더라도 2050년대에는 해빙이 모두 소멸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탄소 중립’과 무관하게 북극 해빙이 소멸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다. 

북극 해빙의 소멸이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사진=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예상보다 빨라진 북극 해빙의 소멸은 북극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간 사회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빙이 줄어들면 세계 곳곳에서 한파와 폭염, 폭우와 같은 이상기후가 훨씬 더 자주 발생할 수 있으며, 시베리아 지역의 영구 동토층이 녹아 지구 온난화가 훨씬 증폭될 수 있다. 재난 영화에서만 보던 끔찍한 상황이 머지않아 우리의 눈앞에서 발생할지도 모른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민승기 교수는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 시뮬레이션을 보정해 준 결과 기존 IPCC 예측보다 더 빠른 북극 해빙 소멸 시기를 확인했다”라며, “탄소 중립 정책과 무관하게 북극 해빙이 사라질 수 있어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탄소 배출 저감 정책과 동시에 북극 해빙의 소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기후변화 영향을 평가하고 적응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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