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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여교수들, 화합을 위해 모였다
전국 여교수들, 화합을 위해 모였다
  • 신다인
  • 승인 2023.05.3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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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 여교수 역량강화 심포지엄
지난 18일 전북대에서 열린 '전국 대학 여교수 역량강화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대, 공주대, 전북대 등 전국 대학의 여교수들이 자리했다.
지난 18일 전북대에서 열린 '전국 대학 여교수 역량강화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대, 공주대, 전북대 등 전국 대학의 여교수들이 자리했다. 사진=신다인 기자.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전국여교수연합회가 여교수들의 학문적 교류와 연합을 위해 ‘전국 대학 여교수 역량강화 심포지엄’을 지난 18일 전북대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전국 대학에서 참석한 여교수 100여 명이 참여한 소통의 자리였다.

이은희 전국여교수연합회 회장(전북대 음악과)은 개회사에서 여교수들의 연합을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전국여교수연합회와 국공립대학여교수회연합회(회장 전정임 충남대)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함께 했다. 이 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여교수의 위치와 역할을 제고하고 후진들을 위해 미래사회 여교수의 핵심가치를 찾는 행보”라며 “전국의 여교수들이 서로 소통하고 각 연합체의 정체성을 공유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여교수들이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위해 각 처소에서 그 몫을 해야 한다”며 여교수회의 사회적 리더로서의 역할과 연합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이번 행사는 여성이 공정하게 능력을 인정받는 그날을 위한 첫 걸음이며, 미래사회에서 여성의 섬세하고 모성애적인 감성이 사회를 잘 자라게 하는 밑거름이 되고 빛이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하여 전국여교수연합회와 국공립대여교수회 연합회는 큰 틀에서 한 목소리로 사회를 깨우는 진정한 연합을 이루는 심포지엄이 되기를 당부하였다.

이날 손욱 참행복나눔운동 대표(전 삼성SDI 사장)와 구자순 전국여교수연합회 8대 회장이 기조 강연을 했다. 손욱 대표는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이며 대학에서 홍익인간형 인재 양성의 산실이 되기를 강론했다.

전국여교수연합회 창립 멤버인 구자순 전 회장은 전여연의 초기창립 정신과 전여연의 역할과 과제를 설명했다. 구 회장은 1998년 성차별이 대학사회에 심각했던 시절, 대학뿐만 아니라 여성의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시대적 사명감으로 여교수들이 힘을 모아 전여연을 결성했다고 말했다. 이후 전여연은 여교수 채용 목표제와 할당제 도입에 기여했다.

“그동안 초기 전여연 세미나는 여교수 할당제, 고급여성인력 활성화 대책과 같이 ‘여교수 되기’에 집중했다면 이제부터는 여교수의 자녀양육 실태분석, 대학 사회 내 여교수 참여 등 ‘여교수 하기’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해야 한다.”

“여성 대학원생 절반 넘어도 여교수 30% 안 돼”

이후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민무숙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전 원장, 김제영 백석대 교수, 전정임 충남대 교수, 이미옥 서울대 여교수회장, 김송자 공주대 여교수회장이 주제 발표를 맡았다.

민무숙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전 원장은 지난 20년 동안 대학 사회의 여성 대표 정책과 성과를 분석하고 향후 과제를 발표했다. 2003년 김대중 정권 당시 여성 인적자원 육성과 활용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국·공립대학 여교수 임용 목표제가 실시됐다. 국립대 교수 정원을 천 명 증원 시 20%는 여교수로 배정했다. 민 원장은 “이는 정부의 의지와 국회의 호응, 전여연 같은 시민단체의 지지 등 3박자가 합이 맞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이 시행된 2003년부터 20년 동안 대학사회에서 여학생과 여교수의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여성 석사과정 비율은 44.1%에서 55.8%로 늘었고, 박사학위 취득 여성 비율은 23.7%에서 40.8%까지 늘었다.

2022년 기준 4년제 일반대 전체 여교수 전임 비율은 26.1%다. 반면, 국공립 대학 여교수 전임 비율은 19.3%로 사립대(28.7%)에 훨씬 못 미친다. 민 원장은 “4년제 일반 대학여교수가 여전히 30%를 넘지 못하는 현실이다. 주요 보직 비율은 11.9%, 주요 위원회는 15~20%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여연 25년간 정책 건의 세미나 개최 등 활발히 활동”

김제영 전여연 제23대 회장(백석대)은 전여연의 25년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 회장은 “올해 전여연이 창립 25주년”이라며 “그 동안 전여연은 고등여성 정책 건의, 여교수들의 교류 활동, 세미나 및 워크숍 개최, 회지 발행 등 여교수 역량강화를 위해 활발히 활동했다”라고 말했다.

김제영 교수는 25년간 여교수 비율은 꾸준히 올랐지만, 여전히 여교수의 요직 진출은 낮다고 지적했다. “여교수의 지위를 보면 시간 강사가 제일 많고, 그 다음 조교수, 부교수, 교수, 총장 순으로 지위가 높아질수록 비율이 점점 줄어든다”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2021년 4년제 대학 ‘총‧학장’ 여성 비율은 8.4%로, 교수(17.7%), 부교수(30.1%), 조교수(36.1%)와 비교해 크게 낮았다.

김 교수는 “전여연은 초기에 여교수 할당제를 주장했던 것처럼 다시 여성 관련 이슈를 제기하고 국가 자문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 동안 침체기였지만, 이제 정책 자문 세미나를 만드는 등 이슈 파이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독려했다.

전정임 국공립대학여교수연합회 회장(충남대)은 여교수연합회의 활동과 여교수회의 각 대학 내 공식 기구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공립대학여교수연합회는 여교수회 간 정보교류와 연대를 통해 대학 내 성평등 실현을 목적으로 한 기구다. 총 23개의 기관 및 대학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전정임 회장은 “사립대와 다르게 국공립대는 여교수의 비율이 훨씬 적고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국공립대 여교수 비율과 인권 등을 높여보자는 취지에서 국공립대학여교수연합회가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여교수의 공식 기구화가 바람직한지 질문을 던졌다. 최근 충남대 여교수회의 공식 기구화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 찬성의 입장으로는 공식 기구화가 돼야 여교수의 위상이 정립되고, 여교수 관련 사안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반대 입장에서는 여교수도 교수회의 일원인데 왜 여교수가 별도로 떨어져 나와 여교수회 활동을 해야 하느냐. 이런 활동 자체가 여교수의 위상을 떨어뜨린다는 입장도 있었다. 여교수회와  교수회의 분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전 교수는 함께 고민해 볼 주제라고 했다.

이어서 세대 간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이미옥 서울대 여교수회장과 김송자 공주대 여교수회장의 여교수회 운영 사례발표가 있었다.

‘미래를 창조하는 여교수의 역할과 가치구현 방안’ 토론

3부에서는 토론이 이어졌다. 류주현(공주대 교수)‧박경혜(충남대 교수)‧박규연(군산대 교수)‧강경숙(원광대 교수)‧김순남(신한대 교수)‧안경환(대전대 교수)‧이미자(광주교대 교수)‧신혜은(충북대 교수)‧마인숙(전북대 명예교수)은 여교수의 역할에 대해 제언했다. 마인숙 교수는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는 양오봉 전북대 총장, 서거석 전라북도 교육감, 김관영 전라북도 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윤석정 전북애향본부 총재, 송철규 전북대 부총장, 임계순 한양대 명예교수가 축사를 했다. 이어 김성숙 제18대 전여연 회장의 격려사와 우크라이나 유학생 장학금 전달식이 진행됐다.

신다인 기자  shi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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