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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학적 독문학 논의 넓히는 계기"
"문화학적 독문학 논의 넓히는 계기"
  • 박수진 기자
  • 승인 2006.09.01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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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시아독문학자대회 개최한 임종대 서울대 교수

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서울대에서 아시아독어독문학자 대회가 열렸다. 총 22개국에서 2백50명의 독문학자들이 모여 문화학적 독어독문학을 제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고 차이와 보편적 경험들을 공유했다. 대회를 주최한 한국독어독문학회장 임종대 교수를 만났다.

▲ 임종대 서울대 교수(독문학)
△이번에는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등 세계의 학자들이 참여했다.

1991년에 시작된 이 대회는 3년마다 한국, 중국, 일본이 번갈아가며 주최해왔으며 이번 대회가 통산 6회째다. 그간 ‘다매체 시대의 독어독문학(1997년, 서울)’, ‘문턱을 넘어서기(1999년, 후쿠오카)’ 등의 주제로 대회를 개최하면서 국가의 범위를 넘어서 여러 학자들이 소통하면서 국내외적으로 관심을 받아왔고,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독문학자들을 비롯,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참가 신청을 해왔다. 신청이 폭주해 마감을 앞당기기도 했다.

△대회 준비에만도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들었다.

2003년 겨울부터 3년간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 해 9월에 설악 심포지엄을 열고 ‘문화학적 독문학’을 주제로 논의를 하고 또, 주제에 관해 참석자들에게 설문 조사를 했다. 2003년 11월 9일에 자문위원회 및 조직위원회 발족 착수금을 마련해 주신 학회 전현직 회장 일곱 분을 자문위원으로 하고 회의를 w열어 ‘문화학적 독문학’을 주제로 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대회를 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대회자금 유치였다. 문화적 풍토를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라도 국가나 기업의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아시아의 문화학과 독어독문학”을 주제로 선정한 이유는 무언가.

대학마다 인문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문학도 이 문제가 심각한데 여러 대학 독문학과가 학생 모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회 진출에도 제한이 많다. 이런 외적인 어려움 때문에 독문학 자체가 순수 어문학으로서만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왔고, 이는 국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1960년대에 이미 영국에서 ‘어문학의 문화학적 확대’라는 화두가 대두했으며 1980년대 이후 미국 각 대학의 독어독문학 개편과정에서 활발히 추진되기도 했다. ‘문화학적 독문학’이란 어문학으로서의 독문학의 외연을 학제적 연구를 통해 넓히자는 것이다.

△학문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독문학’의 자생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인가.

‘문화학’은 어문학 연구방법론으로서뿐만 아니라 학제 개편에 적합한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독일어문학의 문화학적 연구를 통해 역사와 법률, 철학과 미학, 고전음악, 환경담론 등 독일이 주도하고 있는 다양한 독일문화를 이해하는 단초로서 그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문화학적 연구’를 통해 독일 어학의 강점을 넓힐 수 있다. 또한 논의 내용 자체에서도 발전이 필요한데 현재 ‘문화학’은 약 20여년간 논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영향을 받은 ‘성연구’만 성과가 부각되고 있고 다른 부문의 논의는 유야무야 상태다. 이번 학회에서는 이런 점을 극복하고자 분과도 ‘언어와 문화’, ‘타자성과 상호문화성’ ‘텍스트성과 수행성’, ‘기억과 회상’, ‘매체와 문학’ 등 다양한 부문을 아우르는 9개 분과를 마련했다.

△발표된 논문이 책으로도 출판되는가.

내년에 이번에 발표된 모든 논문들이 2권의 책으로 묶여 출판된다. 독일문학이 어떻게 전통적인 문헌학에서 문화학으로 발전해 가는지를 19세기와 20세기 학문적 담론을 통해 고찰하고 문화학으로의 확장 필요성을 논한 헨드릭 비루스 브레멘 국제대학 교수의 개막식 연설문, 중국 독어학의 역사와 1980년대 이후 나타난 연구 패러다임 변화를 상세히 소개한 주지안화 중국 동지대 교수의 기조강연 등 이번에 발표한 국내외 학자들의 논문이 모두 책으로 출판된다.
박수진 기자 namu@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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