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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창세기 사회들의 기원에 대하여
새로운 창세기 사회들의 기원에 대하여
  • 최승우
  • 승인 2023.04.25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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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윌슨 지음 | 데비 코터 카스파리 그림 | 김성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168쪽

 

우리는 궁극적으로 어떤 존재가 되고자 하는가?
신을 대체하고 인간을 지구의 정복자로 만든
사회성의 기원을 찾는 에드워드 윌슨의 마지막 모험

지난 2021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 섬 현대의 가장 위대한 생물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혀 온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Edward Osborne Wilson)이 향년 92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7세 때 사고로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고, 10대 때부터 고음역대의 소리를 잘 듣지 못했던 반(半)장님이자 반(半)귀머거리였지만, 현대 생태학과 생물 다양성 연구의 기초를 닦은 섬 생물 지리학을 개척했고, 개미 등의 사회성 곤충들이 페로몬으로 의사 소통을 하며, 자연 선택이 곤충과 동물의 사회성 행동을 진화시켰음을 입증한 사회 생물학을 창시해 냈다.

그 결과 그는 전 세계에서 45개 이상의 명예 학위를 받았고, 150개 이상의 상과 메달을 수여했고, ‘사회 생물학의 아버지’, ‘생물 다양성 보전의 대부’, ‘다윈의 계승자’, ‘진정한 앤트맨’ 등의 별명으로 불리며 학계의 존경을 받아 왔다. 뿐만 아니라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필력으로 『개미』, 『인간 본성에 대하여』, 『통섭』, 『바이오필리아』 등의 베스트셀러를 펴내며 학계 밖의 대중에게도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작가였다.

2010년대부터 윌슨은 자신이 평생 ‘인류세’ 시대를 살아갈 미래 독자들을 위해 자신이 과학 연구와 생물 다양성 보존 운동을 해 오며 얻은 지식과 통찰을 담은 짧고 굵은 책들을 연속으로 펴내 오고 있다.

인간 본성에 대한 진화 생물학적 연구가 던져 주는 통찰을 소개하는 『인간 존재의 의미』(2014년, 한국어판 2016년), 전 지구적 환경 위기 속에서 자연의 야생을 지키기 위해, 급격한 생물 다양성의 파괴를 막기 위한 급진적 제안을 담은 『지구의 절반』(2016년, 한국어판 2017년), 과학과 예술을 낳는 인간 창의성의 기원을 30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의 탄생으로 끌어올리며 과학과 인문학, 그리고 예술의 통섭을 위한 아이디어들을 담은 『창의성의 기원』(2017년, 한국어판 2020년)이 그 책들이다.

이 책들은 40권 가까운 책을 펴내고 400편 이상의 논문을 저술하면서 갈고 닦은 그의 명료하고 간결하며 우아한 산문을 통해 위대한 거장의 생각을 만끽할 수 있게 해 준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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