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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사 창립 100주년 ‘형평운동의 발자취: 평가와 현대적 함의’ 학술회의 연다
형평사 창립 100주년 ‘형평운동의 발자취: 평가와 현대적 함의’ 학술회의 연다
  • 김재호
  • 승인 2023.04.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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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평등의 권리가 없는 사람에게 어찌 생(生)의 의의가 있으랴!”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학술회의 개최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김인걸)는 형평사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오는 24일(월) 국사편찬위원회 국제회의실에서 제59회 한국사학술회의 “형평운동의 발자취: 평가와 현대적 함의”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신분 차별에 맞서 인권, 평등 같은 가치를 실현하려는 과정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회단체와의 협력과 연대, 형평사의 경제적 기반과 활동, 형평운동의 지역성, 조선총독부의 대응, 일본 수평운동과의 교류와 연대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주제 발표들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1894년 갑오개혁은 신분제의 철폐를 선언했다. 하지만 수천 년 지속된 신분제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갑오개혁 후에도 천민은 여전히 천민이었다.

도축업에 종사했던 백정(白丁)은 천민 중에서도 특히 천대받았다. 백정은 의복과 주거지역에 제한이 가해지는 등 백정에 대한 차별은 일상이었다. 갑오개혁 이후에도 여전히 백정은 호적에 따로 표시되었고 학교에 입학해 신학문을 공부할 수도 없었다.

백정에 대한 차별에 맞선 형평운동(衡平運動)은 1923년 4월 25일 경상남도 진주에서 창립한 조선형평사(朝鮮衡平社)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조선형평사는 “공평은 사회의 근본이고 애정은 인류의 근본 강령”이고, “계급을 타파하고 모욕적 칭호를 폐지하며 교육을 장려하여 우리도 참다운 인간이 되는 것을 기대”한다는 설립 목적을 내세웠다.

호응은 뜨거웠다. 형평사는 창립 1년 만에 전국에 12개 지사, 67개 분사를 둔 전국적인 단체로 성장하였다. “자유와 평등의 권리가 업는 사람에게 엇지 생의 의의가 잇스랴!”라는 형평사 선언(1929)의 구절은 차별 철폐에 대한 형평사의 의지가 얼마나 굳세었는지를 보여준다.

형평사는 일제의 통제와 감시 속에서도 형평운동을 활발히 전개하였다. 하지만 일제가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을 도발하고 총동원체제를 강화하면서 애초의 역동성을 상실하고 점차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인권’과 ‘평등’을 지향한 형평운동은 신분제의 질곡을 벗어나 한국 사회가 한 단계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받는다.

또한 형평운동은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 신분 차별에 맞서 싸웠던 수평사와도 활발히 교류하여 국제 협력의 모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협력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형평사와 수평사가 교류했던 기록은 지난 2016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이번 한국사학술회의에는 김중섭 경상국립대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형평운동과 인권, 그리고 사회적 연대', 조미은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책임연구원이 '형평사의 경제활동 내용과 성격', 김일수 경운대 교양학부 교수가 '형평운동의 지역성과 지역운동'을 발표한다. 또한 일본 교토대의 미즈노 나오키(水野直樹)가 '식민지 지배, 식민지권력과 형평운동', 일본 오사카인권박물관의 아사지 타케시(朝治武) '형평사와 수평사의 교류와 연대'를 발표한다. 

회의는 유튜브 생중계를 통한 비대면 회의로 진행된다. 사전신청 없이 누구나 국사편찬위원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참관할 수 있다.
※ 유튜브에서 국사편찬위원회를 검색하여 접속

김인걸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학술회의가 형평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형평운동이 내걸었던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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