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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파리
굿바이 파리
  • 최승우
  • 승인 2023.03.28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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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규 지음 | 폴리곤커뮤니케이션즈 | 404쪽

예술을 향한 애로스적 사랑!
‘파리’는 그의 영혼이었다

“나를 천재 예술가라 부르지 마라, 나는 북한 공작원이었다.”
잊혀가는 역사 속 군부와 맞섰던 파리 유학생들의 행로를 추적한다

잊혀가는 역사, 동백림사건 때 군부와 맞섰던 파리 유학생들의 행로는 어디였을까?

일제가 물러가면 민족이 한데 어울려 살아갈 줄 알았다. 그러나 남쪽은 미군의 총을, 북쪽은 소련의 총을 들고 대리전쟁을 치렀다.

또 패전국 일본은 그대로인데 우리만 남북으로 갈라져 이념 갈등을 벌이게 되었다. 그 시기에 우리 지성들이 겪은 삶의 폐허에서 소설 ‘굿바이 파리’는 출발한다.

‘나는 북한 공작원이었다’라는 표제로 주요 월간지들이 보도했던 천재 예술가의 행로를 그린 소설이다.

지금은 잊혀가는 동백림사건에서 무고한 파리 예술인, 교포를 석방하게 한 파리 유학생들이 있었다.

군부와 맞서야 했던 그들은 평양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소설은 파리 유학생들의 그 뒤 행적을 좇고 있다. 평양에 들어가 세뇌교육을 받고 그림자 없는 삶을 살아야 했던 유학생들은 철책 너머 ‘아이 어른’이 되어 소설적 허구의 그릇에 갈래 진 이념의 실체를 담아 나간다.

그들 중에는 북핵 개발에 참여했으나 의문의 죽임을 당한 학자도 있었다.

동경에서 서울로, 파리로, 동백림에서 평양으로,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에콰도르에서 미국으로, 캐나다 쾌백에서 다시 서울로! 그림자 없는 삶을 살아야 했던 예술가의 행로는 실화에 바탕을 둔 소설답게 역사적 사실의 현실감이 살아 있는 역사 추리소설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움은 “짜임새 있는 구성과 당대의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기울인 부분들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스토리의 대중성과 경쟁력을 확보한 작품”으로 이 작품을 추천작으로 선정하였다.

문학평론가 이덕화 교수는 “한 인간의 예술과 가족을 위한 곡ㅈ니한 여정이 유려한 문체로 펼쳐진다, 남북한 이에올로기가 위정자의 체제유지용, 인간 도구화의 전용으로 전 세계에 파문을 일으킨 동백림 사건이 배경이다.

이 사건이 남북, 유럽, 남미 등 시공간을 넘나들며 한 인간의 삶과 세계에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보여준다. 프랑스 파리에서 천재성을 발휘했으나 예술과 가족에 대한 열망을 송두리째 빼앗긴 젊은 예술가의 처절한 서사는 바로 우리 민족의 비극적 서사이기도 하다.”라고 평하였다.

소설가 서울대 우한용 박사는 “소설가는 역사를 다시 쓰는 책무를 지닌다. 정사에게 기록하지 않거나 기록하지 못한 부분을 작가는 허구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굿바이 파리〉에서 작가는 ‘동백림사건’의 가능태를 소설로 형상화해놓았다. 이 소설은 ‘역사 추리소설’이다. 흥미와 함께 독자를 역사와 삶에 대한 성찰로 이끌어간다.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하여 동시대 역사에 참여한다.

독자는 작가를 따라 ‘동백림사건’을 동시대 역사로 인식하게 된다.

또한 역사 주체로서 자신의 자리를 성찰하고, 역사의 주인공으로 자신의 인식 지평을 확대하는 고양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이 소설의 주제 가치이다.”라고 발문에 썼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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