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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교의 역사
일본 학교의 역사
  • 최승우
  • 승인 2023.03.28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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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 하지메 지음 | 임경택 옮김 | 눌민 | 216쪽

메이지시대부터 현재까지, 일본 공교육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책

이 책은 일본에 서구식 근대 교육이 제도적으로 도입된 1872년부터 지금까지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변화와 함께한 일본 공교육의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서술한 책이다.

이 책은 원제(『학교의 전후사學校の戰後史』)에서 알 수 있듯이 2차 세계대전 패전 후의 일본 학교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책이긴 하지만, 앞부분에 서구식 근대 교육의 태동기와 2차 대전까지의 전시체제 교육을 비중 있게 다룸으로써 일본 교육사의 큰 흐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일본의 학교는 근대 학교라는 1층 위에 “일본의 학교”라는 2층을 쌓아 올린 2층 건물로 실제 학교의 운용이나 문화의 성격은 패전 전 학교를 바탕으로 하고 그 골격이 패전 후의 학교를 지탱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패전 후의 학교를 바라볼 때에는 반드시 패전 전의 학교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패전 전과 패전 후의 교육사적 연속선상에서 자명했던 학교의 토대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일본 교육의 현실을 바라보며 넓은 관점으로 개혁 동향을 주시하자는 것이 저자의 저술 의도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일본 학교의 역사를 기술하면서 일본 학교의 문제점들을 회피하거나 숨기지 않고 조목조목 짚고 드러낸다. 저자는, 이미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심각한 입시 경쟁, 학벌, 집단따돌림, 자살, 등교거부, 학교폭력을 한 순간에 아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문제가 아니라 국가나 사회와 연동된 문제임을 밝힌다.

그러나 저자는 차라리 “일본 학교의 문제사”라고 불러도 무방할 일본 학교의 역사를 정리하면서 절망에 빠지지도 않고 성급한 해결책을 내놓지도 않는다.

다만 학교의 역사와 문제점, 변화 양상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며 “학교란 무엇인가? 학교에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독자 스스로에게 생각하고 돌아볼 거리를 던진다.

결국 이 책의 주제는 교육 자체에 대한 질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는, 누가 누구를 무엇을 위해 어떤 것을 어떻게 교육하는가? 그리고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그것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시민은 누구인가, 시민은 무슨 일을 하는가, “평등”과 “공공성”과 “시민성”과 “기회균등”은 어떻게 구현되는가? 전통시대의 공동체성은 버려야 할 가치인가? 시민의 삶에서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계속 떠올리게 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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