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0:45 (토)
완연한 이 봄, 한시로 만나는 우리 꽃 이야기
완연한 이 봄, 한시로 만나는 우리 꽃 이야기
  • 하영
  • 승인 2023.03.22 2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울산대 성범중․안순태․노경희 교수, ≪알고 보면 반할 꽃시≫ 출간
- 옛사람들이 느낀 꽃 서정과 꽃에 얽힌 이야기로 ‘새로운 세상’ 선사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다. 옛사람들은 생동의 계절 봄을 대변하는 꽃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부에서 한문학과 고전문학을 가르치는 성범중(67)․안순태(48)․노경희(46) 교수가 한시로 읽는 우리 꽃 이야기를 담은 ≪알고 보면 반할 꽃시≫(태학사․328쪽)를 펴냈다. 저자들은 한국한시학회 회원들이다.
겨울 보내고 봄 기다리며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과 매화 등 봄꽃은 물론, 늦가을 그윽한 향기 속에 홀로 피어나는 국화꽃에 이르기까지 52가지 우리 꽃의 아름다움을 한시(漢詩)로 표현한 것을 현대인들도 알기 쉽게 번역하고 해설을 달았다.
꽃을 소재로 한 한시뿐만 아니라 옛 문헌 속에 남아 있는 꽃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서 꽃이 지닌 역할과 의미를 되새겼다.

가여워라, 향기 머금고 푸른 바다 굽어보는데 / 누가 붉은 난간 아래 옮겨 심을까?
 
우리말로 ‘참꽃’, 한자어로 ‘두견화’로 불리는 진달래. 바위틈에 자리한 모습을 읊은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 최치원이 지은 <진달래(杜鵑)>의 한 구절이다. 드넓은 바다에 진달래의 진한 향기와 붉은 색감이 널리 퍼지는 듯, 한자로 된 시구(詩句)를 후각과 시각을 살려 절묘하게 번역했다.

진달래와 비슷하게 생긴 철쭉과의 다른 점과 꽃 그림까지 곁들였다. 그림은 우리 화가뿐만 아니라 1910년대 선교사였던 남편을 따라 우리나라에 왔던 미국 여성 플로렌스 헤들스턴 크레인의 ≪머나먼 한국의 야생화와 이야기(Flowers and Folk-Lore from Far Korea)≫에 담긴 것도 실어 서양인의 눈에 비친 꽃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저자를 대표하여 노경희 교수는 “꽃집에서 파는 꽃들만 알던 서울 도시인이 울산에 와서야 꽃 이름을 배우고 한시를 탄생시킨 산천을 찾아 꽃을 확인하면서 삶이 더 아름답고 풍요로워졌다”며 “독자들에게 ‘꽃다발 같은 책’을 선사한다는 마음으로 엮었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