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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안보환경의 도전과 한반도
국제 안보환경의 도전과 한반도
  • 최승우
  • 승인 2023.03.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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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식 편집 | 사회평론아카데미 | 422쪽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국제적 및 지역적 안보환경에 대해 진단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기획된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한국 주변국들의 안보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과 대응 전략의 방향을 파악하려는 목적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북한의 안보인식과 정책을 살피고, 2부에서는 이런 주변국들의 안보 관련 인식과 정책에 대하여 한국은 어떤 대응을 준비할 필요가 있는지를 검토해 보고 있다.

1부의 첫 주제인 2장 “미국의 국제안보·국방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과 한반도”에서 전재성은 미국이 중국의 위협으로 인한 미국 이익의 침해를 가장 중요한 국가안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미국의 인식은 그간의 미중 무역 불균형, 코로나사태로 명확해진 공급망 취약성, 우크라이나 사태로 더욱 명확해진 중러 간 전략적 협력, 더 나아가 민주주의 연대에 대항하는 권위주의 연대의 형성 등에 주목하는 정책적 판단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외에도 국내, 국제 문제와 더불어 초국가적 문제 또한 중요한 위협으로 미국이 계속 인식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3장 “중국의 국제안보·국방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과 한반도”에서 김한권은 중국의 안보인식과 정책을 검토하였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리더 국가이자 ‘책임대국’으로서 미국과 대등하게 국제규범과 질서를 논의하고, 내부적으로는 타이완과의 통일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필자는 분석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국제안보·국방환경의 변화에 따라 중국에 대한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는 상승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애국·민족주의와 사상교육 강화 및 미중 전략적 경쟁의 심화는 한국과 다양한 영역에서 도전요인의 지속적인 발생이 전망되는 만큼, 한국의 정교한 대응이 요청된다는 필자의 제언은 충분히 숙고되어야 할 것이다.

4장 “러시아의 국제안보·국방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과 한반도”에서 서동주는 “국제정세 변동과 안보환경, 한반도 그리고 항공우주산업의 미래”와 연계해 러시아의 국제정세와 대내외 위협인식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을 탐구하였다. 필자는 한국이 유라시아 전략 공간 재편에 대한 관심과 그 중요성에 대해 좀더 주의를 기울이고, 디지털 대전환 시대 군사안보환경 변화에의 조응 및 미래전에 대한 대비 등의 정책 시사점에 주목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부정적 파급영향을 제어하는 등 새로운 도전적 외교 과제를 극복해 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5장 “일본 국방정책의 변화와 우주 정책의 안보화”에서 이정환은 2010년 이후 일본이 ‘적극적 평화주의’ 슬로건 하에서 보통군사국가화를 지향하는 국방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일본 국방정책의 변화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의 부상과 연계된 안보환경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밀접한 상관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냉전기 일본 위협인식의 제약성과는 달리, 탈냉전기에 북한 핵미사일 개발은 일본에 안보 위협인식을 크게 제고시켰고, 국방정책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의 부상이 야기한 일본의 위협인식은 2010년과 2012년 동중국해의 영토분쟁을 계기로 강화되어, 국방정책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필자는 분석하였다.

6장 “북한의 대외 인식과 전략: 김정은의 ‘정면돌파’”에서 박원곤은 북한의 안보인식 변화와 정책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2018년 잠시 경험했던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는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그해 말 북한이 ‘정면돌파’를 선포하면서 다시금 대결 국면으로 전환하였다.

그 결과 2022년 6월 현재 북한은 미국과 대결을 고도화하는 양상을 표출한다. 특히 공세적 핵전략, 이중기준 등을 연이어 선포하면서 타협을 위한 공간보다는 일방적 수용을 강압하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장 “동북아지역 관련 주변 4강의 전략의 충돌과 한반도 군사안보”에서 부형욱은 이런 한반도 주변 주요국들의 전략이 구성하는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적 구조에 집중해 그에 대한 한국의 군사안보 전략의 중요한 요건을 도출하고 있다.

부형욱은 이 같은 안보적 도전 하에서 한국 정부에게는 이러한 안보 상황을 역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거 냉전기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처럼 신냉전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군사적 분쟁은 억제하고, 적대적 관계 하에서도 안정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 간 군비경쟁을 적정 수준에서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남북은 협상을 통해 전쟁 가능성을 한반도에서 낮추고 군사적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래야 파괴적인 전쟁과 군비경쟁의 질주를 막을 수 있다. 지금은 적대적 공존이라도 추구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8장 “공격방어균형으로 본 미러 전략무기 경쟁과 한국”에서 조동준은 한반도를 둘러싼 핵 균형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핵억지의 지형을 파악하려 한다. 필자는 2022년 현재 세계적으로 전략균형은 어떤 상태에 있는가, 왜 미국과 러시아는 핵 통제에서 벗어나려는 징후를 보이는가, 왜 중국은 핵전략을 강화하려고 하는가라는 세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고 있다.

9장 “전통안보 차원에서 본 한국의 군사안보적 대응과 전망”에서 장기영은 ‘전쟁거래이론(bargaining theory of war)’에서 ‘거래결렬(bargaining failure)’의 세 가지 주요 요소로 간주하는 정보 문제(information problem), 약속이행 문제(commitment problem), 이슈 불가분성 문제(issue indivisibility problem)를 중심으로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는 원인을 규명하고, 이러한 문제들을 완화할 수 있는 군사안보적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 10장 “복합안보위기 시대 포스트 베스트팔렌 체제 가능성의 모색”에서 조은정은 신흥안보의 도전과 관련하여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이 지닌 산업적·안보적 함의를 추적하였다.

항공우주산업이 신흥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필자는 전통 안보 위협과 비전통 안보 위협의 경계가 혼재된 복합안보 위협 시대에 안보 위협 성격 변화에 따라 대응 주체, 대응 자원,대응 방법에서 혁신이 요구되며, 그 혁신을 우주항공산업이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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