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둑이 책도둑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불법복제 스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다.”(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지난 16일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서 대학가 불법복제 및 스캔 근절 캠페인이 열렸다.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한국학술출판협회가 한국저작권보호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함께 진행했다. 학생들에게 불법복제 근절 유인물을 나눠주는 캠페인을 마친 후, 출판 관계자들은 강창우 서울대 인문대학장과 간담회를 갖고 불법 복제 근절 방안을 논의했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함께 노력해서 대학생과 우리 사회의 저작권 의식을 고취시키고 제도적인 보완책들이 마련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창우 학장은 “학생들이 교재를 파일로 만들어 공유한다고 들었는데, 우려스럽다”며 “저 역시도 책을 쓰고 강의하는 입장에서 수고와 전문성에 대한 존중을 받지 못한다고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강 학장은 “저작권 가이드라인이 실린 책자를 만드는 등 최대한 학생들에게 저작권의 중요성을 알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박찬익 한국학술출판협회 회장은 그동안 학생이 불법 복제를 해도 많이 눈감아줬지만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출판계는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당장의 복사나 불법 복제 문제가 근절되지 않으면 몇 년을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며 이를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상기시켜달라고 강 학장에게 부탁했다.

실제 학술교재 출판사의 매출액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2015년 2천122억 원 규모이던 학술전문서의 매출액은 점점 감소해 2020년 1천678억 원까지 하락했다. 매년 4.6%씩 감소하고 있는 수치로, 188만 명에 이르는 4년제 대학 학생 수를 감안한다면 턱없이 낮은 매출 규모이다.
‘2022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출판 불법복제물은 20대가 가장 이용률이 높았으며(29.8%), 학생은 21.5%가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 경로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27.2%), SNS(22.0%), 복사 인쇄 제본업소(인쇄물/제본책)(16.0%) 등의 순으로 조사됐고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의 이용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A 출판사의 담당자는 “예전에는 한 학기에 100명이 수업을 듣는다면 최소한 절반 정도가 책을 구입했었는데, 지금은 10부도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B서점 관계자 역시 “불법 PDF파일이 돌아다녀 책을 사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신다인 기자 shin@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