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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영원의 시계방
빛과 영원의 시계방
  • 최승우
  • 승인 2023.02.14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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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지음 | 허블 | 316쪽

젊은작가상·이상문학상·SF어워드 수상 작가 김희선의 세 번째 소설집
극단으로 치달아 마법의 영역에 도달한 과학을 압도적인 SF로 완성하다!

우리는 어째서 호러에 매혹되는가? 영국의 문화비평가이자 작가인 마크 피셔는 “기이함의 매력은 통상적 인식이나, 경험 외부에 존재하는 것에 대한 매혹과 관계 있으며, 이러한 매혹은 불안이나 두려움까지 아우른다”고 말한다.

있어야 할 곳에 없는 것, 혹은 없어야 할 곳에 있는 것에 인간은 공포와 매혹을 동시에 느낀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버지가 자녀보다 젊은 모습으로 더 오래 산다면? 시간의 터널을 통과해 현재의 내 나이보다 젊은 모습의 부모를 조우했을 때, 우리는 무슨 말을 건넬 수 있을까?

순수 문학과 SF의 장르를 초월, 오직 천재성만으로 두 독자 군의 인정을 모두 얻은 작가 김희선. 젊은작가상과 이상문학상 등 영향력 있는 상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증명했을 뿐 아니라 SF 마니아들에게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그가 시간을 초월하는 영원과 사랑에 대한 세 번째 단편집으로 돌아왔다.

스타일리시하고 정교한 SF의 옷을 입은 독특한 여덟 편의 이 이야기들은, 우리가 상실한 꿈과 사랑을 위로한다.

시간 여행자가 된 시계공 아버지와 평범한 자녀의 타임 패러독스를 다루는 「공간 서점」뿐 아니라 『빛과 영원의 시계방』에 수록된 여덟 편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수적인 시간관을 완전히 박살 내는 기이한 경험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이번 소설집 속 인물들은, 각자가 다른 진실을 이야기하면서 그러한 진실의 총합이 아닌, 제3의 이야기를 빚어내는 『라쇼몬』처럼 서로 다른 시간관을 지닌다.

한 소설 안에서 여러 개의 시간관이 태엽처럼 맞물려 정교하게 작동하는 서사 속에서 독자들은 소름끼치는 전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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