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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자의 회복과 성장
알코올 중독자의 회복과 성장
  • 김재호
  • 승인 2023.02.14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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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_『알코올 중독자의 회복과 성장』 문봉규·강향숙·박상규 지음 | 학지사 | 232쪽

단주를 통해 시작된 회복의 과정은
진정한 삶의 행복을 찾는 성장과 성숙의 과정

흔히 중독을 노예 상태로 빗대어 말하기도 한다. 무언가에 중독된 사람은 무언가의 노예로 자신의 삶에서 주인이 아니다. 주는 대로 먹고, 하라는 대로 하기에 자신이 원하는 욕구나 감정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 주인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노예는 자신이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의견이나 감정을 표현할 기회가 없어 진짜 나의 모습을 잃어간다. 여기서 주인은 약이 될 수도 있고, 도박이 될 수도 있는데 ‘알코올 중독자의 회복과 성장’에서 주인은 술이다. 

다른 중독자와 마찬가지로 알코올 사용 장애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할 자기 자신이 없어지고 부딪히며 배울 기회를 잃어 어린아이의 상태로 머물게 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술의 노예가 되는 굴레를 완전히 끊을 방법으로 단주(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를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닌 미래를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코올 중독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 행위뿐만 아니라 삶의 문제라고 한다. 중독자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어른다운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삶을 중독 이전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단주를 이어가는 일 또한 대단한 일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단주 이후의 삶을 회복하는 것에 있다. 술이 주인이었던 시간이 길어질수록 단주 이후의 모습은 마주하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져 있을 것이다. 

 

 

진정한 어른은 자기 자신을 알고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

다시 술을 마시고 현실을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비참한 현실을 어떻게 다시 복구해야 할지 막막해 도망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이들은 안타깝게도 술에 지배된 시간 동안 어린아이처럼 외부로 책임을 전가하고 회피하려는 경향을 가지게 되면서 진정한 어른이 되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 때문에 언제든 자기 삶의 주인을 술, 도박 혹은 약물과 같은 것에 자리를 내어주는 재발의 위험이 있어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는 단주와 함께 진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회복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단주는 중독의 끝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삶을 살아가는 첫 시작이다. 어린아이의 모습에서 벗어나 비참한 현실을 원래 상태로 회복시킨 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성장하는 것이 이들의 진짜 목표다. 알코올 중독자들이 삶의 행복을 찾아가는 성장과 성숙의 길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하다. 스스로 단주를 결심했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단주를 결심한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응원과 격려로 지지해 줘야 한다.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집필한 본 저서를 통해 직접적인 실천과 경험으로 진정한 삶의 목표는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대한 고민의 기회를 갖길 바란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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