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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무당 김어준 그 빛과 그림자
정치 무당 김어준 그 빛과 그림자
  • 최승우
  • 승인 2023.02.07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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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84쪽

김어준은 ‘조국 수호 운동’의 총사령탑
김어준의 ‘닥치고 우리 편’에 열광하는 친문 팬덤
증오와 혐오 정치의 선동가
“‘팬덤 정치’를 극단으로 밀어붙여 한국 정치를 타락시킨 정치 무당”

김어준이 TBS를 떠났다. 2022년 12월 30일 김어준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저는 3년 6개월 후에 다시 돌아온다.

오늘은 그 3년 6개월이 시작하는 첫날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돌아와서 또다시 1위를 할 것이고, 그 후로 20년간 계속 1위를 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2016년 9월 26일 첫 방송 이후 6년 3개월 동안 숱한 논란을 만들었다.

그래서 김어준이 TBS를 떠나자 박수를 치며 기뻐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분노하면서 슬퍼한 사람들도 있었다. 김어준은 지지자들의 말마따나 “정권의 탄압을 받은 순교자”인가? 아니면, 자기편에 유리한 선동을 하는 ‘진영 스피커’인가?

강준만은 『정치 무당 김어준』에서 ‘김어준 논쟁’은 ‘역지사지(易地思之) 논쟁’이라고 말한다. 보수 쪽엔 김어준만큼 선전·선동 능력이 뛰어난 인물이 없다.

김어준의 독보적인 가치는 흔쾌히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보수 쪽에 김어준 같은 유능한 인물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는 김어준처럼 수십만에서 수백만에 이르는 열광적인 지지자를 거느리고 있다.

이 ‘보수의 김어준’은 공영방송을 ‘진보 때리기’에 적극 활용한다. 진보가 거세게 항의하면 보수는 ‘민심’과 ‘시장 논리’를 내세우면서 그게 뭐가 문제냐고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 그간 진보 진영은 이런 파렴치한 적반하장을 저지르면서 김어준을 옹호해왔다.

강준만은 『정치 무당 김어준』에서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누린 정치평론가는 김어준이라고 말한다.

김어준은 전형적인 정치평론가는 아니지만 ‘음모’와 ‘유희’가 충만한 새로운 유형의 정치 담론을 통해 자신의 권력 기반을 구축해왔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정치평론가라고 할 수 있다.

김어준은 지명도와 정치적 영향력에서 거물로 성장했지만, 그로 인해 온갖 음모론이 판을 치는 정치 무속의 세계가 열렸다.

강준만은 정치는 김어준을 타락시켰고, 김어준은 정치를 타락시켰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김어준은 ‘정치 무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재능과 역할로 ‘팬덤 정치’를 극단으로 밀어붙여 사실상 한국 정치를 타락시켰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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