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원자금도 전용하거나 방만하게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의생명 사업단의 경우 신진연구인력 양성에 써야 할 BK21사업자금에서 기자재나 관리원의 인건비로 2억7천5백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물리사업단의 경우도 회의록도 남기지 않은 채 회의비 명목으로 경비를 집행하는 등 사업비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연세대, 아주대, 충남대의 경우 사업단 선정을 위해 무리한 제도개혁을 약속했다가 이를 실행하지 못해 ‘부진사업단’으로 지적됐다. 아주대는 분자과학단으로 선정되면서 6개의 모집단위로 광역화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13개의 모집단위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세대는 계획서와 반대로 2001년도에는 모집단위를 현행보다 세분화하겠다고 결정한 것이 지적됐다.
BK21사업 계획에 따라 무리한 학과별 통합으로 대학구성원간의 갈등을 겪고 있는 충남대도 이번 평가에서 부진사업단으로 지적됐다. 지역대학육성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충남대는 올해 정보통신 관련 6개학과를 통합하여 1학부 2전공 체제로 개편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전기공학과의 교수와 학생들은 “통폐합될 경우 학생유치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며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석명 충남대 교수(전기공학과)는 “학과의견을 수렴하지도 않고 대학이 마음대로 BK21사업에 참가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교육부는 이번 평가결과에 따라 사업이 부진한 사업단으로 결정된 서울대와 충남대 연세대 등에 대해 BK21사업 지원금 중 각각 6억9천9백만원, 2억7천만원, 1억3천만원씩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20002년과 2004년에 각각 중간평가를 실시해 부진한 사업단은 새로운 사업단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김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