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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중국의 언어통합, 언어 다양성 존중하고 있는가
[글로컬 오디세이] 중국의 언어통합, 언어 다양성 존중하고 있는가
  • 김주아
  • 승인 2022.04.28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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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김주아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
다민족·다언어 사회인 중국에서 표준어인 푸퉁화 사용 인구가 2025년에 85%까지 늘어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신화통신에서 소수민족 거주 지역에 푸퉁화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소수민족 언어와 문자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나의 중국’이라는 사상 아래 푸퉁화 교육 강화가 티베트어, 몽골어, 위구르어 등 소수민족의 언어를 탄압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티베트 자치구의 학생과 승려들이 중국어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사진=AP·연합뉴스
다민족·다언어 사회인 중국에서 표준어인 푸퉁화 사용 인구가 2025년에 85%까지 늘어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신화통신에서 소수민족 거주 지역에 푸퉁화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소수민족 언어와 문자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나의 중국’이라는 사상 아래 푸퉁화 교육 강화가 티베트어, 몽골어, 위구르어 등 소수민족의 언어를 탄압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티베트 자치구의 학생과 승려들이 중국어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사진=AP·연합뉴스

중국에는 56개의 민족이 있으며, 129종이 넘는 언어와 약 28종의 문자가 존재한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 중국은 궁극적으로 언어 통합으로 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언어정책’은 무엇이며 그 목적과 의도는 무엇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흔히 특정 민족이나 문화를 구분할 때, 언어권별로 나누기도 하지만, ‘동일 언어사용’이 ‘동일 민족 또는 동일 문화’라는 등식으로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적어도 언어가 특정 민족의 표식이자 이들 문화권의 정체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면에서 ‘언어문화권’, 또는 ‘언어를 기반으로 한 민족문화’의 개념은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언어 통합’은 위정자가 통치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가장 쉽게 활용하는 방편이다. 예를 들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롭게 독립한 민족국가들은 언어정책을 통해 국가의 통일과 현대화 과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독립 초기에 실시된 언어정책의 주요 임무는 국어와 공용어를 결정하고 언어의 표준화와 현대화를 실현하는 것이었다. 이 시기에 언어정책은 정치적 대립을 완화하고 중립을 지키는 방법으로 여겨졌다.

언어통일과 규범화(표준화) 문제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책으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중국과 같은 다종족·다언어 사회에서 이러한 언어정책은 오히려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 각 종족은 자신의 ‘모국어’로 통용되는 종족의 문화를 유지하고자 한다. 하지만, 위정자는 단일 공용어를 채택하고 국가의 정체성을 통일해 사회를 통합하고자 한다. 이처럼 ‘민족어’와 ‘공용어’가 불일치할 경우, ‘민족어 사용권’과 ‘공용어의 정착’, 즉 종족의 인권과 사회 통합이 대립할 수 있다. 언어 사용 문제는 ‘문화 정체성’ 또는 ‘민족 정체성’의 문제와도 결부되어있기 때문에 종족 갈등을 촉발할 수도 있는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다.

중국은 시대별로 정치·사회 환경에 따라 중점 언어정책을 변형해 왔다. 신중국 성립 초기 언어정책의 중점은 표준 중국어 ‘푸퉁화(보통화·普通話)’ 보급, 한자 간화 및 한어병음방안의 제정과 시행이었고, 개혁개방 이후에는 법제화와 언어자원 데이터화에 역점을 두었다. 중국의 언어정책은 지난 70년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표면적으로 볼 때 중국의 언어정책은 언어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가치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보편적인 원리를 적용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이들의 궁극적인 과제는 사실상 ‘단일 언어사용’에 대한 수요를 확대해 ‘한족 중심의 사회 통합’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중국’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1949년 이후, 중국은 이전과는 ‘새로운 나라’를 구축하고자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혁이 일어났는데, 이러한 변혁의 배경에는 ‘언어의 작용’이 있었다.

역사적으로 중국 영토를 통일한 사람은 진시황이라 하여 그를 시(始)황제라고 부르지만, 중국의 언어는 여전히 ‘통일’의 과제를 안고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중국은 국민통합을 위한 언어체계의 통일성과 함께 다양한 민족어의 보호라는 상반된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국가와 지역에서 언어 통합으로 인한 방언이나 소수 종족의 언어와 같은 소수 어종의 소멸 문제는 국가 언어정책의 난제로 드러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중국의 다민족·다언어 현상은 인구 유입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소수민족의 영토를 통합하고 흡수해 형성된 경우다. 따라서 중국의 언어통합은 단순한 어문정책을 넘어서 국가의 영토 보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중국공산당은 집권 초기에 국민통합 정책의 하나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이중언어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표준어를 널리 보급하면서 동시에 소수민족의 언어와 문자를 보전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각종 언어규제정책이 시행되면서 중국에서 실시하는 언어의 규범화와 법제화, 정보화의 정책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중화민족주의’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데, 각 종족(ethnic)의 특성을 희석한 ‘중화민족’으로서의 통합 시도는 소수민족의 교육정책 시행과정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언어학자 차오즈윈(曹志耘)의 2009년 논문에 따르면, ‘언어 보호’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언어(방언 포함)의 활력을 유지해 그 언어가 지속적으로 생존 및 발전해 약화되거나 멸종위기에 처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적극적 행위라면, ‘언어보전’은 전면적, 과학적, 체계적 분석에 따라 언어의 실태를 기록해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 및 전시하고자 하는 소극적 대처라고 말한다. 2017년 위구르를 비롯해 2018년 티베트와 2020년 내몽고와 조선족 자치구를 대상으로 한 민족교육 규제정책은 중국이 과연 언어의 다양성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소수민족 언어와 방언을 ‘보존’ 및 ‘활용’의 목적으로 쓰거나 혹은 이를 ‘국경배치(정치, 역사, 문화 등)’ 용도로 사용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김주아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

북경 어언대에서 응용언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국어와 문화 및 화교·화인에 관해 연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중국의 코로나19 대응과 신(新)지식』(공저·202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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