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2-01 18:34 (수)
[글로컬 오디세이] 시진핑, 마오쩌둥과 ‘동급’이 되다
[글로컬 오디세이] 시진핑, 마오쩌둥과 ‘동급’이 되다
  • 서상민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
  • 승인 2021.06.03 0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이 말은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방화(Localization)의 합성어다. 세계 각 지역 이슈와 동향을 우리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국내 유수의 해외지역학 연구소 전문가의 통찰을 매주 싣는다. 세계를 읽는 작은 균형추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는 7월 23일 중국 공산당은 창당 100주년을 맞는다. 사진=로이터/연합
오는 7월 23일 중국 공산당은 창당 100주년을 맞는다. 사진=로이터/연합

 

중국 전역에서 중국공산당 당사(党史)에 대한 학습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2월 20일 시진핑 은 ‘당사학습교육운동대회’ 연설에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여 전 당원들에 대한 중국공산당 역사 교육을 촉구한 바 있다. 이로부터 3개월 후, 5월 25일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은 「전 사회 당사, 신중국사, 개혁개방사, 사회주의발전사 선전교육 전개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중국공산당사에 대한 교육을 전 국민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번 「5.25통지」를 접하고 필자는 문득 1966년의 「5.16통지」를 떠올렸다. 「5.16통지」는 주지하다시피 문화대혁명 선언문의 성격을 갖는다. 문화대혁명은 참혹한 정치운동이었고 중국공산당의 대중적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을 만큼의 위기를 초래한 재난이었다. 그렇기에 이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필요했다. 중국공산당은 1981년 11기 6중전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건국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문제에 대한 결의」를 통과시켜 문화대혁명에 대해 당의 공식적 입장을 정리했다. 약 4천 여명의 당 간부와 전문가들이 15개월 동안 결의 초안 작성에 참여했다고 한다. 평가는 간명했다. "건국 이래 당, 국가, 인민에게 가장 큰 좌절과 손실을 가져다 준 10년에 걸친 재난"이었다는 것이다. 마오쩌둥 등의 과오도 인정했다. 중국공산당이 나서지 않으면 불가능한 운동이었고 결국 중국공산당이 책임져야 했으나, 당은 살리고 마오쩌둥과 4인방(왕훙원, 장춘자오, 야오원위안, 장칭)에게만 역사적 책임을 물었다.

 

백년사 돌아보는 중국공산당

 

올해 2월, 중국공산당은 당사 학습운동을 전개하면서 새로운 역사서를 출간했다. 5.4운동에서 19기 5중전회까지 총 10장으로 구성한 36만2천자 짜리 『중국공산당간사』다. 현재 중국국민들에게 교육하고 교재이기도 하다. 당의 역사와 관련된 이슈는 중국공산당 내에서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다. 당내 정치와 정책 그리고 지도자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담겨 있기 때문이다. 1981년 「결의」 작성 시 그렇게 많은 인원과 시간을 할애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중국공산당 창당 100년을 맞아 발간한 『중국공산당간사』 발간에는 당원이나 당 지도자들 간 관련된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아니 필자가 그런 소식을 전혀 전해 들은 바 없다.

이는 현재 시진핑의 당내 권력과 지위가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 또 다른 사례가 있다. 중국공산당 당사에 대한 학습운동이 전개되는 동안 최근 <인민일보>는 ‘100구 명언, 회고당사 100년(100句名言, 回顧黨史100年)’이라고 하는 역대 중공 최고지도자들의 이른바 '어록' 리스트를 공개한 바 있다. <인민일보>가 이러한 리스트를 공개할 수 있는 것은 사전에 중국공산당 중앙이 이를 결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중국공산당 100년 동안 의미가 있다고 선정한 100개 중요 어록 중, 시진핑의 말은 마오쩌둥과 같이 30개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역사에서 시진핑의 위치가 이미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에서 올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민일보 선정, 중국공산당 100년의 100대 명구 지도자별 빈도' 출처=서상민 교수
'인민일보 선정, 중국공산당 100년의 100대 명구 지도자별 빈도' 출처=서상민 교수

 

시진핑 연임과 단결 위한 역사교육 통치

 

반면 덩샤오핑은 절반이 채 안 되는 14개,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3분의 1인 10개, 그리고 신중국 초대 총리였던 저우언라이 2개, 류샤오치, 주더, 천윈, 펑더화이 등은 각각 1개씩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 중국공산당 100년 중 시진핑의 집권기간 올해 9년째이다. 채 10년이 되지 않는다. 반면 마오쩌둥은 1935년 준이회의 이후부터 1976년 사망 시까지 약 41년동안 중국공산당의 최고지도자였다. 그런데 두 사람의 중국공산당사에서의 역사적 위치가 비슷하다는 것이 현 중국공산당 중앙의 입장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중국공산당은 전 국민에게 당사교육과 시진핑 선전에 열을 올리는 걸까. 첫째, 2018년 이후 저성장경제로 집입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중국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어 국면에서 창당 100주년을 맞아 정치적 사회적 불안정 상태를 중국공산당에 대한 교육을 통해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둘째, 2022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헌법을 고쳐가면서까지 국가주석의 연임제한 조항을 삭제해 절차적으로 는 연임을 가능하게 만들어 놨다. 그러나 연임의 정당성에 대한 당내외 비판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따라서 시진핑의 리더십을 부각시키고 대대적으로 선전함으로써 연임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하는 것이다. 결국 지난 100년 중국공산당의 '역사'는 역사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중국공산당의 현실적 요구에 따라 다시 해석되고, 중국공산당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교육되는 통치의 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상민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해 동대학원에서 중국정치를 전공했다. 최근에는 사회연결망분석을 활용해 중국 정치의 정책 네트워크를 연구 중이다. 주요 논문과 저작으로 「시진핑 1기 중국인민해방군 상장 네트워크」(2018), 『현대중국정치와 경제계획관료』(2019)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