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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중남미의 악동, 니카라과 그리고 국제질서
[글로컬 오디세이] 중남미의 악동, 니카라과 그리고 국제질서
  • 이태혁
  • 승인 2022.06.02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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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이태혁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HK연구교수
니카라과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왼쪽)와 러시아 메드베데프 회담(오른쪽). 사진= 러시아 연방 대통령 웹사이트

‘미국과 유럽 vs 중국과 러시아 간’의 이념적 전장이 중앙아메리카(이하 중미)의 소국 니카라과에서 형성되고 있다. 20세기 구시대적 산물인 냉전의 한 단면이 21세기 중미의 니카라과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기저에는 다니엘 오르테가(Daniel Ortega) 현 대통령과 그의 옹호세력 일명, ‘다니엘리스타(Danielista)’가 있다. 오르테가의 권력형 비리의혹 대선 타계 일환이 국제질서에 적극적 편승의 기제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오르테가의 정치적 결단은 지난 2021년 11월에 실시된 대선에서 오르테가 대통령이 또 다시 권좌를 차지하며 4연임에서 성공에서 촉발되었다. 라틴아메리카 역내 국가들 가운데 75세 ‘현역 최장수 국가수반’으로 통산 5선 대통령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장기집권은 반민주주의 그리고 인권유린 및 탄압의 결과물로서 오르테가 정부는 국제사회로부터 가짜(엉터리)선거, 독재선거 등 비판의 일색에 직면하게 되었다. 아울러 특히 미국 등을 위시로 하는 서방세계는 대 니카라과 조치 및 제재에 들어갔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니카라과는 국제질서의 반미, 반서구의 축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그 관계의 접점을 확대 및 강화를 통해 권력의 지속성을 추구하고 있다. 

첫째, 니카라과는 대만과 단교하며 중국과의 수교를 결정했다. 오르테가의 4연임 대선 성공직후인 지난 12월 니카라과는 대만과의 지난 90년부터 지속된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전격적으로 수교관계를 체결했다. 1990년 비올레타(Chamorro Violeta)가 집권하며 대만과 30년 이상 지속된 수교가 중국으로 전환된 것이다. 실상 오르테가는 2007년 재집권에 성공하며 대만과의 수교를 유지하고 있었다. 왜 그렇다면 지금, 즉 니카라과는 대만에서 중국으로 외교관계의 전환인가? 1979년 사회주의 혁명이후 오르테가가 1985년 최초 단독 집권하며 대만과의 단교하고 중국과의 수교를 한 선례를 보았을 때는 2007년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바로 중국과의 외교관계의 정상화가 예견되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오르테가가 지난 11월 대선이 부정 및 불법 선거임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모양새로 분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미국 등 서방세계가 이번 선거과정에서 확인한 절차상 반민주주의적 작태(유력 대선후보의 감금 등)와 선거결과의 개입 등과 관련하여 지속적 경제적 제재와 정치적 내정 간섭이 있음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오르테가가 대만 그리고 미국과의 거리를 두며 중국과의 외교관계 정상화는 신냉전 국제질서를 활용한 것이다. 오르테가와 ‘다니엘리스타’들의 권력의 지속성을 위해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하며 수세에 직면한 현상황을 타계하고자는 모멘텀으로 활용하고 있다.

둘째, 오르테가 정부는 러시아의 우르크라이나 침공사태를 외교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르테가 정부는 세계 최초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 지역의 독립을 지지 하는 등 핵심 동맹국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는 지난 11월 오르테가의 대선 승리가 서구권 등 국제사회에서 부정 및 불법으로 치부되는 것에 대한 응대로 국제질서를 구성하는 또 다른 주요 행위자인 러시아에 편승한 것이다. 실제적으로 니카라과는 러시아와의 외교적 관계는 지난 1979년 산디니스타 사회주의 혁명의 성공 이래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로부터 군사 무기 수입 등 안보협력을 유지 및 확대하고 있었다. 러시아 역시 라틴아메리카 역내 니카라과와 더불어 쿠바와 베네수엘라를 주축으로 반헤게모니아 및 반자본주의 전선의 일환으로 니카라과와의 관계성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었다. 

셋째, 니카라과는 미국이 ‘대주주’로 있는 미주기구(OAS)에서 탈퇴했다. 1948년 창설된 라틴아메리카 역내 최고(最古)의 기구인 미주기구에 니카라과는 초대 창립 회원국으로 역내 다자외교의 주요무대로 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1월대선 직후 미주기구를 포함한 국제기구의 대선 과정과 결과에 대한 비난일색에 오르테가는 탈퇴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지난 4월 니카라과 정부는 자국 내 미주기구 사무소를 폐쇄하고 모든 직원들을 추방하기로 했다. 특히 몽카다(Moncada) 니카라과 외교부 장관은 미주기구를 “양키 제국의 대리 기구”로 힐난하는 등 반서구주의라는 냉전의 프레임을 소환하며 니카라과 정부의 정당성을 이념적 성향에 기대고 있다. 이는 미주기구 사무소가 있던 그 자리에 미제국주의적 작태를 고발할 목적으로 ‘악행의 박물관(Museum of Infamy)’을 건설하기로 결정하는 등 오르테가 현정부는 미국 주도의 미주기구의 탈퇴를 통해 역내외 행위자들과의 이념적 연대를 공고히 하고자 한다. 

니카라과 현정부는 이념적 양분화된 신냉전이라는 프레임을 활용하여 자국내 정치적 정당성 및 국제사회의 연대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반독재 투쟁하다 정권을 창출한 후 오르테가는 지난 대선 승리로 30년이 넘는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하며 민중 헤게모니아의 산디니스타 혁명에 오명을 남기게 되었다. 

 

이태혁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HK연구교수

미국 UCLA에서 중남미지역학, 조지워싱턴대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으로 석사학위 및 박사학위과정 수료했으며, 영국 York 대에서 국제관계/개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의 HK연구교수로 있다. 논문으로는 ‘중국의 ‘일대일로구상’, 편승과 균형사이의 라틴아메리카’, ‘Within and/or Beyond Perception and Ideology: The U.S., China and Their Relationship towards Latin America’, ‘SDGs and Inequality: Towards an Ontology of State Intervention?’, ‘After Hegemony or ‘Still’ Hegemony?: 아이티의 정치경제적 저개발성과 반정부시위’ 외 다수가 있으며, 저서로는 『라틴아메리카 지역통합의 정치성: 이론과 비교를 통한 접근』(단독 역서), 『라틴아메리카, 세계화를 다시 묻다』(공저), 『Desigualdes, Pobreza y Papel del Estado en America Latina』(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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