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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일본의 동아시아 공간 재편과 만철조사부
제국 일본의 동아시아 공간 재편과 만철조사부
  • 최승우
  • 승인 2022.03.23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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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300쪽

이 책은 제국 일본의 이데올로기를 생산해온 주요 조직을 살펴본 ‘일제 식민사학 비판 총서’의 네 번째 권으로, 그중에서도 남만주철도주식회사의 조사부를 중심으로 해당 조직에서 누가, 어떻게 제국 일본의 공간 재편을 위한 시도를 위해 나섰으며, 그 이론적 배경은 무엇이었는가를 살폈다.


제국 일본은 대외 침략과 공간 확장을 제국이 패망하는 날까지 반복하였다. 특히 제국의회가 개설된 1890년부터 국경에 해당하는 ‘주권선’과 국가 안위와 밀접한 관계에 지역을 한계 지은 ‘이익선’이라는 개념을 개발해냈다. 당시 이익선 개념을 조선에 적용한 일본은 20년 후 한국을 식민지로 편입했으며, 이어 만주에 새로운 이익선을 그었다. 이는 이후 ‘내지’와 ‘외지’로 대체되었으며, 이러한 공간구조의 재편은 대륙, 즉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해체하고 일본 중심으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했다. 


당시 일본의 대륙 침략 경로는 한반도에서 시작해 간도와 만주를 거쳐 ‘화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침략 과정의 중심에는 러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이 남만주에서의 러시아의 이권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한 국책회사인 남만주철도주식회사, 즉 만철이 있었다. 만철은 만주 지역의 주요 산업을 지배했을 뿐 아니라 철도부속지를 통한 영역 지배까지 실현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만철조사부는 일본의 지배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초 조사는 물론 정책 입안까지 관여한 제국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였다. 만철의 초대 총재로서 만철조사부를 설립한 고토 신페이는 만철조사부를 ‘문장적 무비’, 곧 비군사적 시설을 통해 군사력을 증진하는 핵심적인 기구라 칭했다. 

이 책은 ‘외지’인 만주를 배경으로 무기 대신 붓을 들고 싸운 만철조사부 구성원들과 이들의 주요 활동을 통해 제국 일본의 공간 재편을 살폈으며, 여기서 더 나아가 학문과 권력의 유착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본의 판도 확대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살피고 있다. 특히 만철 내에 설립된 만선역사지리조사부를 중심으로 랑케의 실증주의를 잇거나 넘어서는 ‘동양사학’의 계보와 관련 학자들의 학문적 주장이 어떻게 제국 일본에 복무하는지를 살폈다. 
 
하타다 다카시, 만철조사부를 읽는 또 하나의 키워드
  
저자는 만철조사부의 연구를 하타다 다카시를 통해 새롭게 들여다본다. 마산 출신의 재조일본인 2세인 하타다 다카시는 문헌 연구를 통한 한국 중세 사회사 연구자인 동시에 현지조사에 기초한 중국 현대 사회사 연구자이기도 하다. 그는 1940년부터 1944년까지 만철조사부의 일원으로 화북농촌관행조사에 참여했는데, 저자는 이러한 특이한 이력에 주목해 서로 다른 연구의 계보가 전후 조선사학에 끼친 영향을 살핌으로써, 만철 연구에서 한국의 시각을 수립하고자 했으며, 전후 조선사학을 다시금 조명함과 동시에 학문과 이를 수행하는 연구자의 역할이란 무엇인가라는 거시적인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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