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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빌미로 총장직선제 폐지 추진
구조조정 빌미로 총장직선제 폐지 추진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1.09.26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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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도 하위 15% 발표…총장 공모제 도입 대학은 제외

국립대 총장 직선제가 도입된 지 20년 만에 '바람에 앞에 등불' 운명이다. 정부가 총장직선제 폐지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8개 교대와 한국교원대가 총장 공모제 도입을 결의했다. 이 중 일부 대학은 하위 15%에 들고도 구조개혁 중점 추진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 5곳을 발표하면서 사립대에 이어 국립대에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하지만 총장 직선제 폐지를 결의한 일부 대학이 평가 결과 하위 15%에 들고도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과부가 대학 구조조정을 빌미로 국립대 총장 직선제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는 반발이 거세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지난 23일 제9차 전체회의를 열어 국립대 평가결과 하위 15%에 포함된 강원대와 충북대, 강릉원주대, 군산대, 부산교대를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학’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국립대를 규모별, 유형별로 평가한 결과 하위 15%에 속한 대학들이다.

이들 대학은 앞으로 1년 이내에 지배구조 개선과 유사학과 통폐합, 대학 간 통폐합 등의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입학정원 감축, 예산 삭감, 교수 정원 추가 배정 제외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

이번에 발표된 5개 국립대는 내년에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는 하위 15% 사립대처럼 ‘부실대학’은 아니다. 홍승용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은 “정부 재정지원에서 제외되는 부실대학과 혼돈될 수 있어 국립대 하위 15% 대학을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으로 바꿨다”라고 밝혔다. 김응권 교과부 대학지원실장도 “부실대학은 아니다. 내부개혁을 확실히 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 발표는 총장 직선제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한 압박용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총장 직선제 폐지는 지난달 23일 교과부가 시안을 발표한 ‘2단계 국립대 선진화 방안’의 핵심이다. 실제로 A교대도 교원양성기관 평가에서 하위 15%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 명단에는 부산교대만 포함됐다.

A교대를 포함해 8개 교대와 한국교원대는 지난 22일 총장 직선제 폐지를 선언해 이번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부산교대는 직선제 유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체 교수회의에서 직선제 유지를 결의한 광주교대는 하위 15%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교과부 재정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받는다.

교대 총장들은 ‘교대 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교과부는 참여정부 이후 교대와 일반대학 통폐합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2007학년도부터는 입학정원도 매년 500여명씩 감축해 나가고 있다. B교대 총장은 “구조개혁위원에서 교대를 포함시킨다고 해서 찾아가 독자 발전방안을 제시했고, 교과부도 일방적 통폐합 정책을 중단하고 지원책으로 바꿀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라며 “대신 교대 같은 소규모 대학에서는 총장 직선제의 폐해가 크니 직선제를 개선하면 교대의 의지를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전했다.

김응권 실장은 “교대 스스로 총장 직선제를 개선하고 정원을 감축하는 등의 노력을 하겠다는 것은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라면서도 “교대ㆍ일반대 통폐합 정책의 폐지는 구조개혁위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교과부와 구조개혁위는 10월 둘째 주쯤 2단계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확정ㆍ발표할 예정이다.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국교련)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교련 회장단은 이날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구조개혁위 회의가 열린 교과부 대회의실 앞에서 ‘국립대 선진화 방안과 특별관리 대상 대학 지정 철회’를 요구했다. 국교련은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면 95점 만점에서 15점을 추가로 받아 단숨에 최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라며 ”구조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있는 지역 국립대가 재정지원 감축, 학생정원 감축 등 치명적인 불이익을 모면하기 위해 생각할 수 있는 길은 총장 직선제를 폐지해 높은 점수를 받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국교련은 “주요 평가지표인 취업률과 충원율, 그리고 기타 지표들은 총장 직선제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라며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장관 면담 이전까지 교과부가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 지정을 철회하지 않고 선진화 방안 발표를 강행할 경우 전체 국립대 교수가 긴급총회를 열어 장관 퇴진 서명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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