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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괴로움
불안과 괴로움
  • 최승우
  • 승인 2022.05.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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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홍 지음 | 길 | 400쪽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철학적 물음

이 책은 단순히 프리드리히 니체의 후기 철학, 현존재에 대한 마르틴 하이데거의 실존론적 존재론, 초기 불교의 4성제(四聖諦)의 가르침을 서로 비교하는 가운데 셋의 동이점을 밝히는 비교철학적 글이 아니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삶의 진실을 어떠한 은폐나 위장도 없이 있는 그대로 환하게 밝히는 4성제에 비추어 힘을 향한 의지, 영원 회귀, 초인(超人) 등과 같은 니체의 후기 철학과 현존재의 실존론적 존재론을 비판적으로 조감하고 평가하는 글이다.

이 책에 뜻밖으로 니체가 동승하는 것은, 적어도 『존재와 시간』(Sein und Zeit)의 초기 하이데거가, 19세기의 유럽인에게 닥친 것으로 니체가 진단한 도덕적 허무주의의 역사적 공간에서 현존재의 실존을 현상학적으로 관찰하는 까닭이다. 물론, 이것만은 아니다. 어림하다시피 도덕적 허무주의의 역사적 환경에서 니체와 하이데거 모두 신의 죽음의 사건을 공유하는 만큼 철학적 대구(對句)를 이루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힘을 향한 의지와 영원 회귀에는 원인과 목적이 없고, 근원적 시간과 현존재의 실존에는 원인과 목적이 없다는 점에서 둘은 철학적 대구를 이룬다. 그러나 철학적 대구의 이면에 둘 사이의 철학적 대조가 도사린다. 가령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두고 둘이 철학적으로 대조된다. 니체가 삶을 절대화한다면, 하이데거는 죽음을 절대화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니체가 이 글에 동승하는 것은 이렇게 둘이 철학적 대구를 이루는 한편에서 철학적 대조를 이루는 까닭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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