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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9개월, "지방소멸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대선 D-9개월, "지방소멸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정민기
  • 승인 2021.06.0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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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2021 여름호)
편집부 지음 | 창작과비평사 | 514쪽

<창작과 비평> 2021년 여름호에 ‘지방 소멸, 대안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진행된 좌담이 실렸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역 의제를 미리 공론화해서 선거 과정과 새 정부가 들어서서 지역균형발전 문제가 중요하게 논의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이번 좌담의 취지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중국학과)가 진행을 맡았고 정준호 강원대 교수(부동산학과),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김유화 한국여성의정 전문위원이 참여했다. 좌담은 지난달 24일 창비서교빌딩에서 진행됐다. <교수신문>은 좌담회 주요 내용을 안건별로 요약·발췌해 소개한다.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 수도권 집중과 지역 격차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김유화 지역의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하다. 출생률은 줄고 청년은 떠나고 지역은 고령화되고 있다. 수도권은 영구임대주택을 만들어서 주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이 정책이 역설적으로 수도권 집중을 강화하는 것 같다. 교육과 일자리 문제 등 지역의 삶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어떤 정책을 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여수시는 24년 전보다 인구가 5만명이 줄었다. 대도시뿐 아니라 인근 시군에 비해 교육환경과 정주 여건이 좋은 순천으로 많이 빠졌다. 그런데 지역에서는 ‘우리 지역이 소멸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의외로 잘 공론화되지 않는다. 지역 언론 주도층 대다수가 수도권 중심 생활을 하기 때문인 듯 하다. 또한, 지역민들이 ‘언제든지 기회가 된다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이관후 지방이 ‘특성화’되는 게 문제다. 한국은 수도권에 집중 투자하고 지방은 수도권 발전을 위해 희생하는 체제로 성장해왔다. 지금도 지역에서 산업발전이나 도시발전 사업계획을 세우면 중앙부처에서 ‘지방에서 왜 모든 걸 하려고 하세요, 잘 하는 거 한 두가지만 하세요’라고 말한다. 문제는 한국이 지난 몇십 년 동안 산업의 내용이 계속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성화된 지방은 맡고 있던 산업이 침체에 빠지면 위기를 맞는다. 각각의 지역들은 작더라도 종합적인 역량을 갖춰야 한다. 국가 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이 여러 지표를 통해 객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준호 2010년 금융위기의 여파가 크다. 그 전까지는 수도권과 지방의 소득 격차가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 않았다. 수도권이 두뇌 역할을 하고 지역의 공장들이 손발 역할을 하던 시스템이 잘 작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전 세계적 교역 규모가 줄면서 비수도권에서 생산하는 부가가치 소득이 줄었다. 동시에 2010년대 중반부터 생산가능인구도 줄면서 수도권 집중이 강화됐다. 최근 한국이 당면한 지역 문제는 크게 두 차원이 있다. 첫째는 농·산·어촌과 같은 낙후지역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고, 둘째는 기존 성장지역이 미국의 러스트벨트처럼 추락하는 것이다.

 

 

△ 최근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논의가 상당히 진전됐다. 메가시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관후 과거의 균형발전 정책은 중앙정부가 주도적으로 구상했지만, 메가시티 논의는 지자체에서 자생적으로 나온 정책이다. 최근에는 충청권에서도 메가시티 논의가 나오고 있으니 이미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은 통합 논의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가 됐다고 본다. 앞으로 비수도권의 모든 지역이 통합 논의를 국정과제로 동시에 요구해서 대선 의제로 올리고 국정 비전으로 추진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유화 광주·전남도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체득한 것 같다. 기업 유치를 통한 좋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주거·교육·문화·의료 등의 복지 인프라가 같이 확충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인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남은 의료복지와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올해 전남지역 대부분 대학이 정원 미달 사태를 겪은 것처럼 대학교육 문제도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지역의 특성에 맞게 필요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어야 하고, 그 인재가 그 지역에서 취업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지역 기업에 취업할 때 해당 지역 대학 졸업생을 뽑는 ‘지역할당제’는 공기업에서만 적용되고 일반 기업에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다. 지역시민에게 가산점을 주는 제도 역시 지역민을 위한 제도라고 보기 힘들다. 타지역 사람도 거주지역을 여수로 6개월 미리 옮겨놓고 가산점을 받아가기 때문이다.
이관후 지역할당제는 차별금지 때문에 시행이 어렵다. 그리고 애초에 일반 기업에는 강제할 수가 없다. 비수도권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지역 대학에서 길러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그런데 교육부는 지역대학이 지역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관심이 없다. 그렇다 보니 지역 대학이 지역의 산업과 전혀 관련 없이 중앙에서 내려오는 사업에 맞춰서 연구하고 있다. 교육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지역 산업에 맞는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경남에서는 작년부터 ‘지자체-대학협력사업’을 만들었다. 교육부와 산업부가 지자체에 권한을 일부 넘겨주고 지자체는 지역의 기업과 대학을 엮어서 필요한 학과나 과목을 만드는 사업이다.

 

 

△ 내년에 대선이 있다. 새 정부는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정준호 한국을 균형발전 담론에 맞춰 리빌딩해야 한다. 이때 ‘순환형 초광역 경제권’ 개념이 필요하다. 기존 광역경제권과 달리 초광역권 내에서 저출생·고령화 등의 인구 문제, 디지털 전환, 에너지 전환 등의 미래사회에 대응해야 한다. 예를 들면 충남 등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석탄발전소는 대부분의 생산 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보낸다. 각 지역 내에서 자원을 해결하고 순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또한, 비수도권 제조업을 내버려 두지 말고 디지털로 전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인지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김유화 지방에 사는 삶이 행복해야 한다. 교육, 보육,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면 굳이 서울로 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지역분권을 통해 지역민이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치 역량을 길러야 한다. 
이관후 수도권에서 나타나는 거의 모든 문제가 사실 지역과 관련된다. 예를 들어 최근 수도권 주택 공급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쟁이 많았는데, 지난 20년 동안 수도권으로 유입된 인구가 130만 명이다. 서울 출생률은 0.72명밖에 안 되는데 서울 인구는 계속 늘어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역이 살기 좋은 곳이 돼야 한다. 가장 핵심은 청년이다. 지역 대학의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신입생들이 계속 서울로 올라갈 것이다. 서울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서는 이를 막아야 한다. 수도권을 머리로, 지역을 손발로 생각했던 기존 국토발전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지금 과감하게 바꾸지 못하면 정말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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