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경북대학교 가족 여러분,
2020년의 봄은 코로나19 때문에 잔인하기만 합니다. 개강은 2주나 연기되었고, 그마저도 비대면강의로 새학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구광역시의 상황은 더욱 암담합니다. 3월 7일 기준으로 확진자가 5천명을 넘어서고, 이 중 1,949명은 병원, 952명이 중앙교육연수원 등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였습니다. 여전히 자택에서 병실을 대기 중인 확진자만 2천명이 넘습니다. 그 와중에 몇 분은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사망하셨고, 임종은커녕 장례의 예도 제대로 갖추고 못하고 사랑하는 가족을 보내야 하는 망연자실한 현실에 울분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이런 어려운 시기, 대구광역시로부터 경북대학교 내 생활관의 생활치료센터 사용 요청이 있었습니다. 거점국립대학으로서 국가와 지역민의 사랑을 받아온 우리 경북대학교는 교시인 진리/긍지/봉사의 실천을 통해 대구/경북의 어려움도 함께 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구성원의 안전과 학생들의 학습권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를 두고 본부와 총학생회, 교수회, 학(원)장협의회가 함께 깊은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대구가 조기에 정상화되지 않으면 결국 경북대학교가 이루어야 할 교육적 소명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대승적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 경북대학교는 생활관(첨성관)을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의 생활치료센터로 4주간 제공합니다.
△ 생활치료센터 운영 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최소화되도록 대구광역시는 생활치료센터와 외부를 완전히 격리하고 차단하는 것과 함께, 철저한 방역을 실시합니다.
△ 생활치료센터 운영은 정해진 기한 내에 반드시 종료되어야 하며, 학생들의 학습권과 학사일정에 영향 없이 생활관 입소가 가능하도록 대구광역시는 원래 상태로 복구해야 합니다.
경북대학교는 위 내용과 관련하여 대구광역시로부터의 답변을 받고, 생활치료센터 지원을 결정하였습니다. 경북대학교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이 끝나고 방역이 완료될 때까지 비대면 강의를 철저히 실시하여 학생들의 학습권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대구/경북 지역의 자랑이자 보람인 경북대학교의 전 구성원들은 대구를 지켜 대한민국이 안전해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를 주도하는 첨성인, 미래를 선도하는 경북대학교의 안전을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3월 8일
경북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