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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미안해요, 베트남』음반 낸 박치음 순천대 교수
[화제의 인물]『미안해요, 베트남』음반 낸 박치음 순천대 교수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1.0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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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20 11:53:26

“미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 ‘노근리사건’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관심을 보였지만, 막상 우리 한국군이 베트남전에서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는 무관심합니다. 우리가 피해자만이 아니라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베트남 민중들에게 사죄하는 것은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역사인식의 새 지평을 여는 것으로 성숙된 시민의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80년대를 풍미했던 민중가요인 ‘반전반핵가’와 ‘내 사랑 한반도’의 작곡가이자 가수인 박치음 순천대 교수(재료공학과·사진)가 최근 『미안해요, 베트남』이라는 음반을 내 화제이다.

박 교수는 지난해 7월 베트남전 진실위원회 주최로 열린 평화문화제 ‘사이공, 그 날의 노래’에서 피날레곡으로 ‘미안해요 베트남’을 작곡해 공연을 가졌다. 베트남 국영방송사에서 이 공연 소식을 듣고 공연내용을 방송하기를 희망했고, 박 교수는 이 요청을 계기로 음반을 제작하게 됐다.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부른 ‘미안해요 베트남’이 타이틀곡으로 수록돼 있는 음반에는, 가수 원일의 피리 진혼곡 ‘눈물꽃’, 이지상의 ‘베트남에서 온 편지’ 등 노래 3곡과 연주 4곡 등 총 일곱 곡이 실려있다. 문화제 공연을 함께 했던 노영심과 창작타악그룹 ‘공명’, 인디밴드 어어부 프로젝트도 음반작업에 함께 했다.

베트남 민중에게 사죄하는 마음을 담고 있어 앨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무겁지만, 베트남전에 대해 공식 사죄하는 음반을 낸 것은 종전이후 이 음반이 처음이라 그 의미가 크다. 2천장 한정판중 1천장은 전쟁 당사자들인 미국 백악관을 비롯해 정부와 비정부기구, UN 그리고 평화운동단체에 전달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후원금을 내는 사람들에게 보내고 있다.

“지금 시대는 국지적인 평화에서 전세계적인 평화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박 교수는 베트남 현지에 세워지는 ‘평화역사관’ 준공식에 맞춰 베트남 예술인들과 함께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이는 이 공연으로 “베트남과 한국이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전진하는 것과 함께 평화의 21세기를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한다.

99년에 장기수에게 바치는『혁·누·망·운·1999』음반을 내놓기도 했던 박 교수는 요즘 또 다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여순반란사건’을 다룬 독립영화 ‘애기섬’의 음악감독을 맡았기 때문이다. 80년대, 시대의 정의를 위해 노래불렀던 박 교수는 오늘도 역사의 진실을 다시 묻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음반구입문의 : 베트남전 진실위원회 02-3675-5810) 김미선 기자 whwoori@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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