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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77.5% “퇴임 뒤에도 학술활동 하고 싶다”
교수 77.5% “퇴임 뒤에도 학술활동 하고 싶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0.03.22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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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간 교수 1만6천명 정년퇴임 한다는데…

한국사회는 지난 2000년에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오는 2020년경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14.4%에 달해 ‘고령사회’로, 2026년경엔 20%를 넘어서 ‘초 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있다. 고령화 문제는 학문·연구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학계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대학의 현실을 보면, 앞으로 10년간 정년퇴임을 맞는 교수가 1만6천여 명에 이른다. 퇴임 교수는 해마다 늘어 2009년 1천26명에서 2018년엔 150%가 늘어난 2천575명이 퇴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원로연구자들이 취득한 학문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조남재 한양대 교수(경영학부)는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원로연구자지원 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연구’를 마무리했다. 조 교수는 지난해 10월 교수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사전 심층 인터뷰와 ‘원로학자 지원정책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국내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교수 5천300명이 응답했다. 조사 대상 연령층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이메일 설문조사였지만 2주 만에 5천명이 넘는 교수들이 답변을 보내와 이 문제에 교수들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 정년을 맞지 않은 이들은 ‘나는 정년 후에 수행할 활동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59.7%가 계획이 있다고 밝혔고, 전혀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2.8%였다. 정년 후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77.5%가 “정년 후에도 전공 분야와 관련한 학술활동을 계속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고, 56.6%는 “다른 전공분야에 대해 배우거나 학술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36.0%는 “학술연구와 관계없는 사회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견도 밝혔다. 인문사회계열 교수들이 이공계열 교수들에 비해 보다 구체적인 정년 후 활동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원로연구자의 정년퇴임 문제는 향후 5~10년 내에 심각한 ‘두뇌유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수의 교수들이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퇴임할 경우 학문적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정년 후에도 연구역량과 의욕을 가진 원로연구자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와 새로 학계에 입문하는 신진 연구자의 증가 추세로 줄어드는 연구자 풀의 감소 문제를 해결해 국가 연구 수준의 세계적 수준으로의 조기 달성과 지속성 확보를 꾀하기 위해 우수원로연구자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 사회 현상에 의한 유효 노동력의 감소보다는 정년퇴임 등의 제도적 제한으로 인한 감소 및 퇴출이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이런 제도적 정년은 지식 자원의 국가적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조 교수의 견해다.

의욕 있고 역량을 갖춘 퇴임 교수를 발굴하고 학문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조차 부재한 현실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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