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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를 찾아서] 실천 민속학회
[학회를 찾아서] 실천 민속학회
  • 전미영 기자
  • 승인 2002.0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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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26 09:40:47
곳곳에 파고드는 ‘세계화’라는 자본주의 이후의 질서가 몰고 올 가장 큰 부작용으로 ‘획일화’를 꼽는 이들이 많다. 문화연구자들이 특히 걱정하는 것은 바로 문화적 다양성을 싹쓸이하려는 세계화의 무서운 속내이다. 그렇다면 획일화의 광풍 앞에 문화적 다양성을 지켜낼 방법은 없을까. 그 해답을 ‘민속문화’에서 찾는 이들이 있다. 민속문화의 계승 실천을 연구하는 실천민속학회(회장 임재해 안동대 민속학과)가 그들이다.

학회는 1997년에 출범했다. 학회의 상징은 ‘三足烏’. 태양신을 상징하는 삼족오는 하늘 세계를 관장하며 마음껏 날면서 안정적으로 땅을 딛을 수 있는 신화의 동물이다. 꿈과 현실성이 결합된 새인 삼족오의 상징처럼 학회는 세 가지 실천을 지향한다. ‘민속문화 연구의 실천’, ‘민속문화 계승의 실천’, 그리고 ‘민속문화 창조의 실천’이 그것.

김명자 안동대 교수(민속학), 강정원 서울대 교수(인류학), 나승만 목포대 교수(국문학) 등을 비롯해 향토사학자, 박물관 학예사, 사진작가, 방송국 프로듀서 등 다양한 분야에 뿌리를 내리고 민속문화를 고민하는 회원이 1백20명에 이른다. 학회만의 또 다른 특징은 학회지가 열려있다는 것. 학회 회원들끼리만 학술성과를 공유하는 폐쇄성을 극복하기 위해 매년 학회 주제를 담은 학회지를 단행본으로 발간해 민속학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도 누구나 학회지를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998년 1회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7회의 학술대회를 열었고,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제 8회 동계 학술논문발표대회를 가졌다. 박환영 중앙대 교수가 ‘민속학과 민속의 현장’, 이정재 경희대 교수가 ‘사할린 한인의 종교생활’, 편해문 안동대 교수가 ‘공기놀이의 전승과 아이들의 공기놀이 현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민속문화는 민중의 생활과 사고로부터 길어 올린 삶과 앎의 체계’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연구 성과가 민중의 삶에 이바지하고 민중문화의 현실 문제들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학회 설립 취지에 덧붙여 임 교수는 현대에 민속문화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민속문화는 삼라만상을 섬기는 문화이자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자연친화적 문화, 예술 생산과 소비의 극심한 이분법을 벗고 민중 모두가 예술 생산의 주체이자 향유자가 될 수 있는 열린 문화”이기 때문이다.
전미영 기자 neruda73@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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