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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믹스 자판기·확률 앵무새’…생성형 AI는 무얼 생성하나
‘리믹스 자판기·확률 앵무새’…생성형 AI는 무얼 생성하나
  • 김재호
  • 승인 2023.07.0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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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특집으로 다룬 ‘문화/과학’과 ‘문학인’

생성형 AI는 무엇을 생성할까? “단지 리믹스하고 추출하며, 기존의 것들을 반복할 뿐이다.” 최근 계간지들이 AI를 특집으로 다루며 쏟아낸 비판이다. <문화/과학>(114호), <문학인>(10호) 여름호는 각각 ‘AI는 생성하는가’, ‘AI 시대의 번역, 대학·교육, 예술, 창의성’을 다뤘다. 종합하면, 생성형 AI는 ‘리믹스 자판기’, ‘확률 앵무새’, ‘추출기’에 불과하다. 

이광석 서울과기대 교수(IT정책전문대학원)는 <문화/과학>에 「404 시스템 에러: 생성형 AI가 인도하는 ‘멋진 신세계’」를 썼다. 이 교수는 “챗지피티와 미드저니의 일반적인 경험에 비춰보면, 생성형 AI는 일종의 거대 ‘리믹스’ 자판기와 흡사하다”라며 “인간의 문화적 리믹스 행위가 연산 처리 자동화로 점차 대체되는 현실에서는, 그 미학적·창의적 혁명성이 의미를 잃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기존의 “표준화된 세계관이나 주류 규범이 과잉 대표될 확률이 높다”라는 비판이다. 

그래서 생성형 AI의 사회적 의미가 강조되기도 한다. 김현준 <문화/과학> 편집위원은 「생성형 AI는 무엇을 ‘생성’하는가?: 커뮤니케이션 생성 엔진」을 통해 “챗지피티가 무언가를 ‘생성’한다면, 우리는 ‘생성’의 의미를 사회적인 맥락에서 정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알파고 쇼크’를 예로 들며, “인간과 AI의 관계성을 재고하게 만들고 AI를 유의미한 ‘사회적 지능’의 한 종류로 사회 속에 편입시키기 시작했다”라고 강조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도 <문학인>에 쓴 「챗봇 시대의 예술작품: ‘약한 기술’에 대한 시론」을 통해 “기존의 이데올로기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한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노암 촘스키 MIT 명예교수(언어학)의 ‘장난감’, 언어학자인 에밀리 벤더 미국 워싱턴대 교수와 팀니트 게브루 전 구글 AI윤리팀 리더가 정의한 ‘확률적 앵무새’를 언급했다. 이 교수는 “챗봇과 같은 신기술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가져올 것이니 하루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주장들은 기술혁신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기존 지배 질서에 복종하라는 말과 다를 것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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