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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 한일장신대, 신학 중심 구조조정 몸살
초점 : 한일장신대, 신학 중심 구조조정 몸살
  • 최장순 기자
  • 승인 2006.06.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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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學 계열만 남겨 … 진보적 인문학 ‘퇴출’

한일장신대(총장 정장복)가 신학 중심의 학과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문학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일장신대는 몸집을 줄이고 신학대로서의 정체성을 부각시키려는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인문사회계열의 학과들이 폐지되고 있어 잡음이 발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인문사회계열의 학과 및 전공을 폐지해 진리 탐구의 인식적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대학의 한 관계자는 “신입생 충원률 감소 때문에 학과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학교의 어려운 상황 탓인지 지난해 입학정원을 8백명에서 4백20명으로 줄였고, 정장복 총장 이후 3백50명까지 감축시킨 상태다. 

학부는 현재 신학부, 사회복지학부, 인문사회학부, 음악부 등 4개로 구성돼 있으며, 인문사회학부에서 철학과 종교학은 없어진지 오래다. 인문사회학부에 남아있는 학과는 영어영문학과, 한·일역사문화학과, 사회경제학과, 신문방송영화학과 등 모두 4개. 대학의 한 관계자는 “신입생 충원률 저하 등과 관련해 향후 3개 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일장신대 교수는 학과 폐지 등 대학 구조조정과 관련한 이러한 흐름을 ‘신학 중심의 학문적 보수화’로 해석했다. 이어 그는 “김용복 총장이 물러난 이후로 학교가 계속 보수화되고 있다”며, “학교재정 악화와 맞물려 잘 안팔리는 인문학 교수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교수 역시 “과거 김용복 前 총장은 인문사회학적 토대 위에서 신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분”이라며 “지금처럼 인문사회계가 점차 없어지면 오히려 신학적 이해의 폭이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 총장이 인문학 교수들이 수업시간에 한 말을 가지고 문제시 한다”는 말도 나왔다. 교수는 “학생 중에 목사가 있다 보니, 목사가 총장에게 일러바친 꼴”이라며 “나 역시 종교비판적 내용의 강의를 해서 총장에게 한 소리 들었다”고 주장했으나, 정장복 총장은 “그런 적 없다”고 대답했다.

이상의 지적에 대해 정 총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축출된 교수들이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교수들 소속의 학과는 대부분 학생이 2~3명밖에 안 됐는데 그런 학과를 어떻게 유지시키느냐”고 반문했다.

새벽기도 참석 논란 일기도

한편, “총장이 종교행사나 모임의 참석률을 통해 교수들을 평가하고 압박”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대학이 교수들에게 새벽예배에 나올 것을 요구하는데다가, 예배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벌점이나 눈총을 준다는 것. 교수는 “작년에 명단을 공개해서 새벽예배에 나오게 하고, 학교가 예배 참석 현황을 인사제도에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총장은 “예배 참석현황을 토대로 교수를 평가한 것은 1건도 없다”고 주장했다. “단, 교수회나 학교 공식 행사에 불참한 것은 기록돼 있더라”는 말이 이어졌다.

그는 대학 사회 내 종교적 탄압이라는 몇몇 교수들의 지적에 대해 “애당초 기독교 신자만 선발하는데다가 정관에 신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학교라고 명시돼 있는 만큼 일반 종합대학을 기준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총장이 기독교 대학에서 예배 참석을 독려한 게 무슨 잘못이냐”는 것이다.

새벽기도회를 둘러싼 이러한 논란에 대해 교수는 “새벽기도는 기독교 학교라는 특성상 학교 통합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사용된 것일 수 있다”며 “그 행사를 둘러싼 이런 논란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최장순 기자 ch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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