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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활용도’ 평가해야”
“실제 ‘활용도’ 평가해야”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6.05.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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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평가용’ 공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본 보고서는 000분야 평가편람에 따라 정확하게 작성되었으며, 보고서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나 고의적인 오류가 포함되지 않았음을 확인합니다. 00대학교 총장 000”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대학종합평가를 비롯 학문분야평가 ‘자체평가 연구보고서’ 맨 앞장에 보고서 내용의 ‘사실’을 확인하는 내용이다. 평가 이후에도 이런 사실여부는 변함이 없는 것일까. 가뜩이나 ‘공간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모습이 교수신문 확인 결과 드러났지만 급변하는 대학환경의 한 단면일 수 있다. 

실제 대교협 평가를 준비하는 교수들이 토로하는 고충 가운데 하나는 힘겨운 ‘보고서’ 작성이다. 실사평가단의 방문 평가는 단 하루다. 방대한 보고서 내용을 실질적으로 점검하기에는 무리한 시간이다. 그래서 제출 서류 확인 작업이 대부분이다. ‘자체평가 연구보고서’를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인식이 여기서 생겨 난다.

대교협 평가는 ‘거울’이다. 스스로 자체 점검을 통해 발전방향을 세워보자는 취지에서 실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임시방편’ 전시행정의 폐해를 막고, 지속적인 발전을 유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시설 현황을 점검하면서 만난 교수들은 보고서 작성 부담을 줄이고, 관련 시설이 실제로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일어일문학 학문분야평가를 받았던 서울여대 조대하 교수는 “평가를 받은 대학 가운데 아마 역사가 가장 짧은 학교에 속하는데 짧은 역사이지만 ‘우수’평가를 받을 만큼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면서도 “멀티미디어 교육자료는 준비 시간도 꽤 많이 걸리는데 평가단 방문시 ‘시연회’도 하고 싶었지만 짧은 평가 시간 때문에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평가 이후 관련 시설의 용도를 바꾸거나 아예 없애기도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교육여건 평가 항목은 정량평가를 위주로 제출 서류를 확인하는 정도이다 보니 ‘활용도’에 대한 평가가 부족한 것이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정진강 숭실대 교수(중어중문학과)도 “지난 해 평가 준비 과정에서 다른 대학의 경우를 살펴보면 평가를 위해 ‘임시’로 만들었다가 다시 대학본부에서 회수해 가는 일이 비일 비재하다”면서 “대학본부도 좀 더 계획적인 공간 배치가 필요하며, 실제 용도에 맞게 사용됐는지 파악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이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하드웨어 중심의 평가를 소프트웨어 쪽으로 옮겨 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대교협 평가지원부 이영호 책임연구원은 “교육여건 항목과 관련해 초기에는 정성적 평가를 중심으로 하다가 신뢰성 문제가 생겨 정량적 평가를 강화했다”면서 “최근에는 실제로 어느 정도 활용이 되고 있는지, 효율적인지를 평가하기 위해 정량적 정성평가를 강화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평가 이후 용도 변경 등의 문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면서 “자체 점검을 통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대교협 평가 취지를 바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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