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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 주요 사건들로 짚어본 상반기 대학가 풍경
흐름 : 주요 사건들로 짚어본 상반기 대학가 풍경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1.07.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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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24 17:31:56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숨가쁘게 달려온 한 학기이지만, 2001년 상반기는 특히 그 요동의 정도가 심했다. 드문드문 날아든 희소식이 있었지만 어두운 사건사고들이 더 많았다. 일부 사립대들은 예년과 다름없이 지난한 분규에 시달려야 했고, 국립대는 ‘국립대발전계획’이란 복병을 만나 논란을 거듭했다.

교육부가 교육인적자원부로 격상되고 개혁성향의 한완상 부총리가 수장을 맡으면서 대학개혁 방향이 대폭 수정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결과적으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 부총리는 취임초부터 색깔론 시비에 휘말려 이렇다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6월 들어 교수 계약제·연봉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 그나마 긍정적이었다.

굵직한 사안별로 보자면 상반기 대학가의 가장 큰 쟁점은 역시 사립학교법. 지난해 국민운동본부가 결성되고 민주당 교육위 위원들이 본격적으로 법 개정에 나서면서 기대를 모은 사립학교법 개정은 사학법인측의 집요한 정치권 로비와 한나라당의 완강한 반대 입장에 부딪혀 한 학기 내내 정쟁만을 거듭했다.
 
3월, 법 개정을 당론으로 확정한 민주당은 6월 국회에서 법안을 상정하고 처리하려 했지만, 한나라당의 상정거부로 국회에서 변변한 토론한번 못했다. 6월 중순, 침묵하던 사립대 총장들까지 반대입장을 표명해 찬물을 끼얹었다. 현재로선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를 기대해 보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한나라당의 반대가 완강한데가 집권후반기를 맞으면서 민주당내에서조차 대선을 의식해 ‘유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국립대발전계획은 국립대로선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었다. 1월, 교육부가 대학들의 집단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대학이 직접 자체발전계획을 만드는 방식으로 바꾸었지만,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본질적인 내용의 변화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급기야 자체발전계획의 교육부 제출을 며칠 앞둔 5월 중순, 국립대 교수·직원·학생들은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전면 철회 운동’을 벌였다.

전국대학교수회와 교수노조 준비위 설립은 심화되는 교육위기 극복을 위해 교수들이 직접 현실참여를 선언한 뜻깊은 사건이었다. 현장 교수들이 힘을 모아 위기에 몰린 교육을 정상화하고, 가중되는 신분위협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라 볼 수 있다. 전국대학교수회는 지난 2월1일, 국회에서 출범을 선언했고, 교수노조도 지난 4월 14일, 서울대에서 준비위 결성식을 가졌다. 하반기 공식노조 출범을 예정하고 있는 교수노조 준비위에는 현재 전국대학 7백여명의 교수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상반기 대학가에는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먼저 호서대 철학과 폐지 소식은 적지 않은 충격을 던졌다. 이는 학부제 도입이후 고사위기에 몰리고 있는 기초학문의 현실을 방증하는 것으로 현실 철학 논쟁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자 호서대는 최근 학과를 없애는 대신 전공으로 유지하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장회익 서울대 교수(물리학과)는 4월, “국립대간의 상호보완 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학부과정에서 서울대 명칭의 입학생과 졸업생을 내지 않도록 하자”는 ‘서울대 개방론’을 제기해 주목을 끌었다. 장 교수가 우리신문 창간 9주년 기념식에서 밝힌 ‘서울대 개방론’은 서울대 개혁논쟁을 불지피는 계기를 만들었다.

상반기 교육부가 발표한 계획 중 그나마 대학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을 것은 ‘국립대 교수 2천명 증원’ 계획이었다. 4월말 교육부가 발표한 이 계획은 수 년째 제자리 걸음을 해온 국립대 교원 수를 대폭 확충해 교육환경 개선하고 적체된 학문후속세대의 숨통을 터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학가의 흐름으로 보면 ‘총장 중간평가 바람’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대, 인하대, 부산대 등이 연초에 중간평가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건국대, 진주교대, 조선대 등도 총장 중간평가를 진행했다.

여름방학 들어 교수사회는 언론사 세무조사를 놓고 심각한 보혁논쟁을 치르고 있다. 내부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이번 논쟁은 하반기 교수사회의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 교수들의 수난, 언제쯤 끝날 것인가

상반기에도 교수들의 수난은 반복됐다. 독단적인 대학의 학사운영과 법인의 비리의혹에 제기한 김영규 인하대 교수(경제학과)는 파면처분을 받았고, 총장퇴진 운동을 벌이던 아주대 이일형(재활의학과)·이상혁(전자공학부)·이순일(자연과학부)·김상대(인문학부)·공유식(사회과학부) 교수는 무더기로 해임과 파면처분을 받았다.
 
박원국 법인이사장의 복귀이후 덕성여대 남동신(사학과)·김경남(중문학과)·양만기(서양사학과) 교수는 특별한 이유없이 재임용 탈락 처분을 받았고, 심희기 동국대 교수(법학과)는 교육·연구업적은 합격점을 받고도 동료교수들의 인성평가에서 불합격돼 재임용 탈락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들 교수 중 현재 원상복직된 교수들은 김덕중 총장이 사퇴함으로써 대학 정상화를 단초를 마련한 아주대 4명뿐이다. 나머지 교수들은 강의를 계속하고, 행정소송을 제기 하는 등 대학과 법인을 상대로 한 지난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김영규 교수는 교원징계재심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징계수위가 파면에서 해임으로 한단계 낮아진 판결을 받아, 다시 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낸 상태이다. 덕성여대 3명의 교수는 강단에서 내몰린 이후에도 분쟁기간동안의 수업결손을 보충하기 위해 이달 중순까지 강의를 진행했다. 이들 교수들은 교육부의 감사결과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그 와중에 덕성여대는 해당 교수들에게 강의실을 비우라는 공문을 수 차례에 걸쳐 전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심희기 교수 역시 마찬가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재임용에서 탈락된 심 교수도 한 학기 강의를 마무리 하고 앞으로 대응방안을 모색중이다.

● 숭실대·한세대 분규사태

숭실대, 한세대의 분규가 장기화되면서 급기야 학사행정에 차질이 생기고 구성원들의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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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법인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어윤배 총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학내분규에 휩싸인 숭실대는 노조의 파업이 1백일이 넘어서면서 1학기 성적이 처리되지 않고 있다. 파업에 교직원의 대다수가 참가하고 있어 이대로 지속될 경우 2학기 편입학생 모집과 수시 모집 전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교수협의회·총학생회·노조의 퇴진요구에 어윤배 총장은 여전히 묵묵부답. 이사회 또한 뾰족한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교협은 학교에 출근하는 교수들을 중심으로 릴레이 단식과 정오집회를 열고 있다.

서정범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재임용 탈락을 계기로 구성원들이 학사전반에 대한 민주적 운영을 요구하며 분규가 확산됐던 한세대는 최근 강성혜 부총장의 총장취임과 석사학위취득자격 종합고사 부정의혹으로 가 다시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교육부가 특별감사를 실시한 이후 학생들은 수업거부를 중단하고 8월초까지 결손 된 강의를 보충하고 있다.

정진호 교협회장은 “교육부 감사이후 학사 행정이 더욱 파행적으로 되고 있다”며 감사결과의 조속한 발표와 조치를 희망했다.
한편, 한세대 설립에 참여했던 ‘기독교 대한 하나님의 성회’는 최근 대학 분규와 관련, 순복음 교회가 법인의 운영권을 독점하고 있다며 김성혜 총장의 퇴진과 관선이사 파견, 학교운영 참여를 요구하고 나서 한세대 분규에 또 다른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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