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12-08 17:56 (목)
분광계 없이 찰나의 빛 포착한다
분광계 없이 찰나의 빛 포착한다
  • 최승우
  • 승인 2022.10.05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포스텍·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연구소·부산대 공동연구팀,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단위 레이저 펄스 파헤치는 측정 기술 개발

바쁜 일정에 쫓겨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면 빠르게 지나가는 1분 1초가 아깝게 느껴진다. 그보다 짧은 찰나의 순간에도 쉴 새 없이 벌어지는 일이 있다. 바로 전자, 원자, 분자의 움직임이다. 펨토초(fs, 1,000조분의 1초), 아토초(as, 100경분의 1초) 광원은 원자 또는 분자 단위의 미시 세계에서 촘촘하게 일어나는 자연 현상의 관찰을 가능케 했다. 

포스텍은 지난 5일, 김동언 포스텍(포항공대, 총장 김무환) 교수(물리학과)·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연구소(MPK), 김승철 부산대 교수(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알렉산더 글리세린 박사 공동연구팀이 분광계 없이도 펨토초 찰나 빛의 특성을 정확히 알 수 있는 펄스 측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비용이 많이 드는 분광계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 측정 비용과 절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찰나의 빛의 특성을 알기 위해 하나의 펄스를 균일하게 둘로 쪼갬으로써 시간 정보를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다만 동일한 펄스 복사본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펄스 스펙트럼 위상이 손실돼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김동언 포스텍 교수(물리학과). 사진=포스텍

이 때문에 추가적인 분광 측정 등으로 스펙트럼 위상을 재구성하거나 직접 감지하는 다양한 광학 계측 방법이 개발됐다. 현재는 FROG 또는 SPIDER 방법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여전히 실험 과정이 복잡하고 분광계를 사용해야 해, 더욱 간단한 측정법의 개발은 숙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두 개의 펄스 중 하나를 약하게 만들어 동일성을 깨는 전략을 세웠다. 펄스의 세기를 불균형하게 만들어 동일성을 깨면, 위상 정보가 보존됨을 보이고 이 위상 정보를 추출해 완벽한 펄스 특성을 파악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 기술로 6 펨토초의 레이저 펄스에 대한 측정 결과와 기존 FROG 기술로 측정한 값과 비교해, 일치성이 매우 높은 것을 증명했다.

이 새로운 기술을 PENGUIN(Phase-Enabled Nonlinear Gating with Unbalanced INtensity, 불균형세기 위상활용 비선형 추출)이라고 명명했다. 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면 극고속 비방사 전기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극고속 비방사 전기장은 스펙트럼 정보를 알기 어려운 현상으로, 지금까지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했다. 즉, 이번 연구성과는 스펙트럼 정보 없이도 찰나의 빛의 시간적 특성을 알 수 있도록 한 획기적인 결과로 이목을 끈다. 

한편, 국제 학술지 빛: 과학과 응용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한국기술진흥원 역량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