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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인문학
캠페인 인문학
  • 최승우
  • 승인 2022.07.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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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박주범 지음 | 인물과사상사 | 376쪽

실제로 몇몇 사람은 어렸을 때 이 영상을 보고 ‘가정집 하마’가 존재한다고 믿었던 적이 있다고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기도 했다. 대중매체의 정보에서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 하마가 캐나다 정부의 지원을 받은 ‘가짜 부수기(Break the Fake)’ 캠페인을 통해 20년 만에 다시 소환된 것이다. 그 이유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쉽게 속을 수 있는지를 경고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캠페인을 위해서다. 특히 스마트 기기와 친숙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은 매체를 기능적으로 다루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상대적으로 자신들이 소비하고 있는 정보를 평가하는 능력은 취약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구들과의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뉴스를 접하거나 단순히 포털사이트를 통해 각 매체의 특성과 신뢰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뉴스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가정집 하마’에 속지 않으려면 생각을 깨워라 : 가짜 부수기 캠페인」(본문 28~29쪽)

‘생큐 벽화’는 사람이 사라진 도시에 사람이 그려놓은 예술품으로 감성을 복원시키고 공동체 내 연대의 힘을 보여주었다. 기존에 경험하던 개방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지역 공동체는 여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개방되어 있다는 공감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역 상인들과 다양한 예술가가 창의적인 소통으로 부정적인 현실을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꾼 단기간의 활동에 대해 시민들도 어려운 시기에 희망을 준 아름다운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범죄 예방을 위해 설치한 나무판 위에 예술품이 더해지자 우려했던 약탈 범죄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중 예술품 만들기’ 캠페인은 한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 이러한 활동의 가치를 발굴해 확산을 위해 공식화한 공공단체의 유연하고 신속한 사회적 소통의 결과다. 「삭막한 거리에 예술을 입히다 : 사회적 거리 두기 중 예술품 만들기 캠페인」(본문 84쪽)

‘기빙 튜즈데이(Giving Tuesday)’는 매년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와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 다음에 오는 화요일을 나눔의 날로 정해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나눔과 봉사를 촉구하는 캠페인이다. 이틀이라는 시간을 경제를 위해 소비하는 데 썼으니, 하루 정도 공동체를 위해 좋은 일을 하자는 취지다. 이때는 1년 중 가장 나눔이 필요한 시기의 시작일로 어느 때보다 자선의 마음이 필요하며, 기업이나 개인들이 함께 선의의 이유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012년 미국 뉴욕의 비영리 예술문화 기관인 92NY 벨퍼 센터(92NY Belfer Center for Innovation and Social Impact)가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에게 너그럽게 나누고, 협력하고, 그 너그러움을 축하하라는 영감을 주기 위해 시작했다. 「너그럽게 나누고 협력하자 : 기빙 튜즈데이 캠페인」(본문 161~162쪽)

‘라디 에이드’가 봉사자나 여행자들을 위해 마련한 소셜미디어 가이드를 살펴보면, 일반 사람들이 별다른 의식 없이 일상 속에서 저지르고 있는 문제적 행동에 대해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나름 의미 있고 동시에 색다른 활동을 하겠다는 결심으로 수많은 사람이 봉사자나 여행객으로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를 방문한다. 악의가 없었더라도 많은 봉사자나 여행자가 지역 주민들을 수동적이고 희망이 없으며 불쌍한 사람들, 즉 기존에 갖고 있었던 고정관념에 부합하는 사람들로 보이게 하는 사진들을 공유하게 된다. 사실 그들이 만드는 간단한 소셜미디어 포스트에 지역 주민들과 그 배경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제시하는 것은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들의 존엄성과 사생활에 대한 엄청난 침해가 될 수 있다. 「빈곤을 이용하는 것에 반대한다 : 라디 에이드 캠페인」(본문 183쪽)

2009년 4월 신종플루 비상사태가 선포되었을 때 영국의 국가의료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는 대국민 캠페인을 기획했다. 바로 ‘캐치 잇, 빈 잇, 킬 잇(Catch it, Bin it, Kill it)’ 캠페인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화장지로 침이 튀는 것을 막자(Catch it), 휴지통에 버리자(Bin it), 손을 씻어 바이러스를 없애자(Kill it)는 행동 변화 촉진 운동이다. 이 캠페인이 전달하는 내용은 기존의 권고 사항들과 같았지만, 형식은 달랐다. 예방 행동 수칙을 권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억하기 쉬운 메시지와 시선을 끄는 강렬한 이미지 등 다양한 설득 요소를 활용했다. 이 캠페인은 1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캠페인에서는 화장지 사용을 습관화해 입을 막고 즉시 버리고 손을 씻자는 실천을 강조한다. 「당신의 부주의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 캐치 잇, 빈 잇, 킬 잇 캠페인」(본문 235~236쪽)

350이라는 이름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안전한 비율인 350ppm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산화탄소는 열을 보유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가 높아질수록 온실가스 효과는 증대되는데, 현재 이 비율이 400ppm을 넘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국제적인 시민운동을 주도하는 ‘350’은 평범한 사람들이 화석 연료 시대를 끝내고 모두를 위해 공동체가 주도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함께 노력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신속하고 공정한 방법으로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 화석 연료(기름, 석탄, 가스 등) 사용 금지, 화석 연료로 생산되는 회사 제품 사용 금지 등을 목표로 한다. 1970년대부터 석유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고 있었던 엑손(Exxon) 등 세계 상위 5개의 석유 회사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에도 1조 달러 이상의 돈을 브랜딩과 로비 자금으로 사용해 기후 위기 문제의 불확실성을 조작하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지구를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 350 캠페인」(본문 296~297쪽)

2022년 5월 기준으로 100만 명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은 지역별로 희생자를 애도하고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여러 추모 행사를 갖고 있다. 2021년 워싱턴 D.C.에서는 내셔널몰 잔디밭에 코로나19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작가 수잰 브레넌 퍼스텐버그(Suzanne Brennan Firstenberg)의 설치 미술 작품 ‘인 아메리카: 리멤버(In America: Remember)’가 희생자 숫자를 의미하는 70만여 개의 백색 깃발로 표현되어 있다. 이 작품은 국가로서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보여주고, 코로나19로 사망한 모든 사람을 애도하기 위한 것이다. 수잰 브레넌 퍼스텐버그는 전국의 모든 희생자를 위해 깃발을 심었다. 「코로나19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다 : 인 아메리카: 리멤버 캠페인」(본문 358쪽)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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