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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멀티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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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우
  • 승인 2022.06.03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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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마리 몰 지음 | 송은주·임소연 옮김 | 그린비 | 326쪽

그린비 몸문화연구소 번역총서 다섯 번째 책. 질병과 아픔 그리고 의료라는 지극히 가까운 삶의 문제를 중심으로 객관적 구분으로 규명할 수 없는 우리 몸의 다중성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신체와 정신, 정상과 비정상, 자연과 문화 등 지금껏 통용된 모든 이분법을 무너뜨리는 이 책은 인류학과 과학기술학에 이른바 ‘존재론적 전회’를 가져왔다고 평가받는다.

나의 몸은 그저 ‘하나의 몸’에 불과할까? 이 책에서 전개하는 몸의 존재론은 우리가 존재라고 부르는 것이 고정된 실재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것이 행하는 혹은 그것에 행해지는 진단과 실천에 따라 다르게 실행되는 것임을 보인다. 하나의 몸은 그저 하나로서 ‘어느 한 편’에 있지 않다. 하나로 보이는 것은 사실 여러 겹으로 접혀 있다. 이런 식의 사유는 보편주의와 이분법의 재단에 맞서 존재론적 정치의 장을 여는 무기이자, 우리 곁에 도래한 신유물론이라는 패러다임을 이해하도록 돕는 발판이 될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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