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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국어문화연구소, ‘어려운 전문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영남대 국어문화연구소, ‘어려운 전문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 최승우
  • 승인 2021.12.13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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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서발전과 협업, 발전 현장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 ‘쉬운 우리말’로 바꿔
문화체육관광부·(사)국어문화원연합회 ‘2021 정부 공공기관 대상 전문용어 개선 사업’

 

“김 차장, 우리 발전기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데미스터’를 설치해야 하지 않을까?”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는 국민은 과연 얼마나 될까? ‘데미스터’는 그물눈 모양의 판을 여러 개 겹쳐 그 사이로 증기를 통과하게 하여 증기 중의 수분을 제거하는 장치로 발전소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이다. 

 ‘데미스터’라는 용어가 발전소 현장에서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일하는 작업자들에게는 익숙하다고 할지라도 일반인은 그 의미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만약 ‘데미스터’ 대신 ‘습기거름판’을 사용한다면 이해하기도, 사용하기도 편하지 않을까?

 영남대학교 국어문화연구소(소장 주지연)가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발전 현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어려운 전문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발전 관련 전문용어가 일반 국민들에게는 생소하기 때문이다.

영남대학교 전경
영남대학교 전경

지난 8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3개월간 진행된 이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사)국어문화원연합회의 ‘2021 정부 공공기관 대상 전문용어 개선 사업’의 일환이다.

 영어나 일본어 등 외국어에서 넘어온 기계 관련 용어들은 작업 현장에서 그대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용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의미가 잘 와 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현장 작업자들은 몇 년씩 그 일을 하다 보면 그 일에 익숙해져 용어 사용도 능숙해진다. 하지만 일반 국민은 전문 분야의 언어를 쉽게 접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쩌다 한 번씩 듣게 되는 용어가 영 낯설게 느껴진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말인데도 우리말처럼 느껴지지 않는 전문용어에 대한 언어 순화 작업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영남대학교 국어문화연구소 주지연 소장(국어교육과 교수)은 “전문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언어 개선 작업은 여러 분야에서 이뤄졌지만 그 과정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8월 말부터 전문용어 개선 작업에 착수한 영남대학교 국어문화연구소에서도 몇 천 개나 되는 발전 관련 용어 가운데 바꿔야 할 용어를 발굴하는 것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면서 “300개 정도로 발굴한 용어에 대한 대체어가 마련되면 언어 전문가와 공학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실질적인 응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나아가 일반인과 현장 종사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현장에서의 대체 가능성도 타진해 보았다. 이렇게 해서 발전 관련 전문용어에 대한 50개의 순화어가 최종 결실로 탄생했다”고 했다.

 한국동서발전 관계자는 “발전 현장에서 관련 업무 종사자들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순화어를 써 주기를 바라며 회사 차원에서도 순화어 사용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영남대학교 국어문화연구소는 전문용어 순화어인 만큼 소책자형 발전 용어집과 각종 홍보물을 통해 새로운 순화어를 널리 알리고, 언론 매체를 통해서도 순화어 사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상세 문의> 영남대학교 국어문화연구소 한은정 연구원(053-810-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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