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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조 레오네
세르조 레오네
  • 이지원
  • 승인 2021.12.10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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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303쪽

 

자본주의와 성장주의를 비판한 세르조 레오네의 영화와 삶을 만나다!!

세르조 레오네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일생을 영화와 함께한 ‘영화인간’이었다. 그는 스파게티 웨스턴이란 새로운 서부극 장르를 개척하여 미국식 자본주의를 반영한 서부극을 철저히 거부했고, 기존의 서부극과 선을 긋는 획기적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세르조의 세계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황야의 무법자〉를 꼽을 수 있다. 여기서 주인공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노바디’, 즉 이름 없는 존재로 등장한다. 그는 미국 서부극의 보안관처럼 대의나 정의 같은 ‘명분’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이익, 돈을 비롯한 물질적 욕망을 좇아 행동한다. 따라서 멋진 영웅 신화를 기대하는 사람은 세르조의 영화를 보고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 밖에,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영화로 〈옛날 옛적 미국(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이 있다. 아메리칸드림의 허상과 미국의 진실을 파헤친 251분짜리 이 영화는 두 친구의 삶을 통해 ‘인간의 유형’을 치밀하고 처연하게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서부극이든 누아르든, 그의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욕망에 따라 움직이며 대의나 명분 따위 개에게나 줘버린’ 평범한 인물이다. 이들을 주인공 삼아 세르조는 이탈리아만의 서부극을 개척함과 동시에 본격적인 정치적 서부극의 서막을 알리면서 그 어떤 권위나 권력에 순응하지 않는 자아, 개인에 충실하지만 타인에게 가해지는 불의엔 저항하는 자아를 독특하게 풀어낸다.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배경음악, 그리고 리버테리언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명연기 역시 세르조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위대한 영화감독의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 그리고 충실한 읽을거리를 찾는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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