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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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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원
  • 승인 2021.12.10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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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헤시 지음 | 박동복 옮김 | 돌베개 | 371쪽

 

연쇄방화와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그리고 한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나는 우리 시대의 초상

2012년 1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5개월 동안, 미국 버지니아주의 소도시 어코맥 카운티에서 86건의 연쇄방화가 발생한다. 이 연쇄방화는 범인의 심상치 않은 면모뿐 아니라 현대 사회의 문제적 징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저자의 주목을 끌었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저자 모니카 헤시는 필드워크, 경찰 조사와 신문 및 법정 재판 과정의 기록, 인터뷰, 방화에 관한 정신분석학적 견해, 커플 범죄의 다양한 사례 등을 두루 다루며, 이 연쇄방화가 미국 사회의 변화, 범인들의 성장 배경과 순탄치 않은 삶, 지역 공동체의 몰락과 연관되는 양상을 다각도로 살핀다. 

연쇄방화의 중심에는 ‘사랑’이 있다. 찰리는 토냐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었다. 토냐는 찰리에게 ‘생애 최고의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 신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진술을 하면서 사랑에는 금이 가기 시작하고, 급기야 ‘방화’와 관련된 비밀스러운 또 다른 단서로 찰리의 성적인 문제가 거론되는데…. 

마약중독자였다가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젊은 남자와 간호조무사를 그만두고 어린 두 아들을 키우는 젊은 여자가 어두운 밤에 고요한 도로로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문득 차를 멈춰 세운다. 남자 손에는 라이터가 들려 있고, 여자는 운전대를 잡고 있다. 

어코맥의 불타는 건물은 몰락하는 지역 공동체를 상징하는 걸까, 지역 공동체의 몰락은 혈기 왕성한 젊은 연인으로 하여금 일탈 행위를 저지르게 한 어떤 요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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