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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밥 안 할래!
나, 밥 안 할래!
  • 이지원
  • 승인 2021.11.11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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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숙 지음 | 아미북스 | 188쪽

『나 밥 안 할래』는 자신의 아이들과 모두의 아이들을 키워 낸 33년간 국어 교사였던 중년 여성의 이야기다. 61년생 61세인 그녀는, 암을 계기로 은퇴한 후 오롯한 나로 살기 위해 독립을 선언한다.

당연하게 여겨왔던 많은 의무를 벗어던지고 서툴지만 용기 있게 무엇이든 스스로 해보는 그녀의 도전기가 흥미롭다. 그녀는 밥솥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수세미를 내던졌다. 그리고 가볍게 배낭 하나를 짊어졌다. 백팩 하나에 옷 한 벌이면 언제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여행자의 마음을 장착하고 이제 그녀만의 길을 걸어갈 준비를 끝냈다.

이 책은 그런 그녀의 도전을 위한 발걸음을 꾹꾹 남기고자 하는 첫걸음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행복해지는 방법을 정리하고, 소소하지만 소중한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도 담았다.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언어로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준다. 유년 시절, 부모님과의 추억, 그리고 두 분을 떠나보내 드리게 된 일 등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될 일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무엇보다 60이 넘은 후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설계가 들어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남은 인생을 더 나답게, 나를 위한 시간을 갖겠다는 결심은 결연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누구보다 당당하게 낯선 모험을 즐기는 저자의 이야기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작은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로 느껴진다. ‘시작은 반도 넘는다’는 저자의 말처럼, 독립선언서를 외침과 동시에 그녀는 이미 자유로워졌다. 앞으로 그녀가 만들어갈 신나고 재미있는 삶을 기대해본다. 

책을 덮고 나면, 당신 역시 신발 끈을 단단히 매고 이렇게 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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