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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영화평론 전집
박인환 영화평론 전집
  • 이지원
  • 승인 2021.10.22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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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지음 | 맹문재 엮음 | 푸른사상사 | 368쪽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영화평론가, 박인환

 

푸른사상사에서 발간하는 박인환 전집 시리즈 『박인환 번역 전집』과 『박인환 시 전집』에 이어서, 이번 『박인환 영화평론 전집』에서는 영화평론가로서의 박인환을 새롭게 조명한다. 문학뿐만 아니라 영화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박인환 시인은 한국전쟁 전후로 영화평론을 시작하여,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수준 높은 글들을 발표해 한국 영화평론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된다. 

지금까지 발굴된 박인환의 영화평론 59편이 이 전집에 실렸다. 또한 <카사블랑카> <아리랑> <춘향전> 등 박인환 영화평론에 소개된 영화 포스터와 박인환 영화평론이 발표된 잡지들의 표지를 화보에 수록하여 독자들에게 풍부한 자료를 제공한다.

한국 모더니즘 운동을 주도한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박인환은 한국 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다. 1948년 『신천지』에 「아메리카 영화 시론」을 발표한 것이 박인환 영화평론의 출발이었다. 한국전쟁이 휴전된 이후 1954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결성되면서, 그는 본격적인 영화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에 서구 문화가 대거 유입되었는데, 이때 시작된 박인환의 영화평론 활동은 시대의 흐름을 적극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영화평론이라는 분야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당시, 협회 조직에 가담함으로써 한국 영화평론의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1954년 말경에 들어서는 『영화계』, 『신영화』, 『영화세계』 등 영화 전문잡지들이 창간되어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는데, 박인환은 영화 잡지를 비롯해 다양한 매체에 영화평론을 발표하여 국내외 영화를 소개했다. 그뿐만 아니라 감독, 시나리오, 배우 등 영화 제작에 관한 문제와 영화 정책에도 주목하여 발전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1955년에는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쳐 외국의 명화와 시네마스코프 영화를 소개하거나 국내외 영화 상황을 진단했다. 영화의 역할과 사회의식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1956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타계하기까지, 2년 남짓한 그의 작품활동 기간에 비추어 보아도 박인환은 누구보다 왕성한 영화평론 활동을 펼쳤다. 대중들이 영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한국 영화를 향한 깊은 애정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한국전쟁 이후의 폐허의 땅에서도 한국 영화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국내외의 다양한 작품들을 연구, 비평하며 한국 영화평론의 발전을 위해 힘쓴 박인환의 영화평론가로서의 면모에 우리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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